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부동산 문제 호소 글 게시

[파이낸셜뉴스]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의 호언장담과 달리 집값이 되레 고공행진하면서 우울과 절망을 토로하는 젊은이의 청원 글이 화제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대 청년의 호소문]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극단적 선택을 고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20대 후반 청년이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요즘 불안한 미래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운을 떼며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안락한 집과 행복한 가정은 ‘꿈’이 되었다”고 적었다. 그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내집마련’을 위해 오늘도 불안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제 가족도 집값을 안정화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말을 믿고 ‘내집마련’을 미뤘는데, 제 가족은 어느 순간 벼락 거지가 됐다”며 “그것이 곧 불행의 시작이었다”고 푸념했다. 이어 “그 한번의 선택이 부모님 노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며 “정부의 말을 믿은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작성자는 “흔히 ‘부동산 블루’'라고 불리는 부동산 (문제에 따른)우울증을 앓게 되었고 고통스러운 나날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집값은 하루하루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연일 신고가”라며 “이제 근로소득을 통한 ‘내집마련’은 불가능해졌고, ‘내집’이라는 단어는 신기루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짚었다.
또 그는 “극소수의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대한민국 청년의 꿈과 미래와 희망은 처참히 짓밟혔다”며 “이로 인해서 현재 대한민국 청년들은 꿈이 아닌 돈을 좇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정부와 여당은 현재 주식·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결혼을 미루는 2030을 욕하지 마시라”며 “국민의 마음을 돌리는 길은 진심 어린 사죄와 책임 있는 행동밖에 없다. 거짓과 위선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하지 마시라”고 날을 세웠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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