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국세청이 최근 확정한 2019년 기준 전국 사업자 현황 통계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사업자 현황은 기준년도의 신규사업자와 폐업사업자 동향이 반영된 가동사업자 수 통계로 경제의 활력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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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자료를 보면 2019년 부산의 총 사업자 수는 49만6345명으로 경기와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르다.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지역별 사업자 수 연평균 증가율을 확인한 결과 부산은 3.1%로 전국평균 4.0% 보다 낮았다. 전국 17개 시도와 비교해도 서울 3.0%, 대전 2.9%를 제외하면 최저 수준이다. 서울의 사업자 수 증가율이 낮은 것은 경제력 집중에 따른 도시 과밀화가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2도시 위상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인천과 비교하면 절대적 사업자 수에서는 인천이 2019년 43만1526명으로 부산보다 약 6만5000명 적었지만 지난 10여년간 연평균 증가율에서 인천은 4.5%로 부산(3.1%)을 줄곧 앞질러 왔다. 현재의 증가 추세라면 2030년쯤 인천의 사업자 수가 부산을 추월하게 된다.
부산상의는 이마저도 훨씬 더 빨리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산이 인천에 비해 신규사업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반해 폐업자는 늘고 있어 가동사업자 수에서 인천과의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부터 인천은 신규사업자 수에서 부산을 앞서기 시작했다. 2019년 부산의 신규사업자 수는 7만5887명으로 2018년 대비 1.7% 감소한데 반해 인천은 8만1238명으로 0.7% 늘었다. 신규사업자 대비 폐업자 비율에서도 2019년 부산은 76.0%로 전국 대도시 중 울산 79.7%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천은 69.9%로 69.8%를 기록한 서울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산과 인천의 이런 사업자 수 현황은 두 도시의 지역총생산(GRDP)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서 2019년까지 부산의 GRDP는 연평균 2.6% 증가한 데 반해 인천은 3.3% 증가해 부산을 크게 상회했다. 이로써 2009년 5조원 이상의 차이를 보였던 부산과 인천의 GRDP는 2019년 인천이 87조6715억원으로 부산의 88조7298억원과 비교해 1조원 정도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사실상 GRDP이 역전될 경우 그동안 부산이 보유하고 있던 국내 제2도시 위상은 인천으로 넘어가게 된다.
한편 이처럼 낮은 부산의 경제 활력도는 체감 경기 회복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부산상의가 최근 조사한 2분기 제조업 및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망지수가 다소 회복되긴 했으나 다른 대도시에 비해 회복력이 크게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분기 부산의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1을 기록해 전분기 69에 비해서는 다소 회복됐으나 여전히 기준치(100)를 넘기지 못했다. 반면 서울(114), 인천(102), 대구(110), 울산(102), 대전(115), 광주(117) 등은 기준치를 훌쩍 넘겨 뚜렷한 경기 회복을 예고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회복을, 그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역시 부산은 91을 기록해 인천(108), 울산(102), 대전(104), 광주(114) 등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산상의 한 관계자는 “사업자 수의 감소는 경제 활력도를 떨어뜨리고 일자리 감소와 이에 따른 인구의 역외 유출, 지역총생산액 감소 등과도 직결되는 만큼 현재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사업자 유지기반 강화와 같은 긴급처방부터 신산업 육성, 기업 유치 등 중장기 대책까지 복합적인 솔루션의 적극적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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