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셧다운 확산 '충격파'
공급물량 감소땐 실적악화 불보듯
업체 절반이 "영업이익 줄었다"
감산 이후 유동성 위기가 더 걱정
공급물량 감소땐 실적악화 불보듯
업체 절반이 "영업이익 줄었다"
감산 이후 유동성 위기가 더 걱정
■자동차 부품업계 감산 초읽기
지난 12일 인천 남동공단에서 만난 한 자동차 미션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전방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면 후방산업의 중소기업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우려했다. 실제 한국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온 남동공단이지만 이날 모습은 한산했다. 지난 1월에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의 후폭풍이 남동공단에도 미치는 양상이었다.
앞서 현대차, 쌍용차, 한국GM 등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 미리 확보한 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조만간 재고가 바닥나 생산 전반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란 '4월 위기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공단 방문 당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우려를 쏟아낸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영세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기술력 강화로 납품 단가를 높이기보다 공급물량 확대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차량 생산 자체가 줄면 중기업체들은 급격한 매출 감소로 경영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부품업체들은 감산을 고심 중이다. 차량용시트 부품업체의 관계자는 "회사에서 반도체 쇼티지가 오는 6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답답한 것은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대응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감산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업체의 고민은 자동차산업연합회(KAIA)의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KAIA가 최근 53개 자동차 부품업체(1~3차)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응답업체의 48.1%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생산을 감축 중이다. 전체 응답기업 중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8%,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도 47.8%에 이르는 등 감산에 따른 실적악화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대출 회수 우려
부품업체들은 감산 이후를 더 걱정했다. 생산감소에 따른 실적하락은 회사 유동성 위기 우려로 이어져 금융권에서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여신회수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중기업체의 실적이 악화되면 운영자금 확보가 더 어려워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당장 운영자금 확보가 급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추가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자동차 부품업체 역시 악화된 경영환경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금융권의 대출 제한 등이 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 어느 업체가 힘들다고 알려지자 바로 다음날 은행에서 대출금 상환을 요구했다"며 "대출한도 부족, 까다로운 금융조건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닥쳐도 비빌 언덕이 없다"고 덧붙였다.
kjw@fnnews.com 강재웅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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