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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팬 ‘분풀이 장터’ 된 SNS···축구 클럽들 너도나도 ‘손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4 10:38

수정 2021.04.14 10:38

토트넘 “대응 방법 찾을 것, 우리는 손흥민 편”
첼시 “인종차별에 반감, 전적으로 비난한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지난해 11월 29일(현지시간)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와의 경기에서 첼시 수비수 리스 제임스 선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 사진=뉴스1
토트넘의 손흥민이 지난해 11월 29일(현지시간)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와의 경기에서 첼시 수비수 리스 제임스 선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 사진=뉴스1

토트넘 구단이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손흥민을 지지하고 나섰다 / 사진=토트넘 SNS 갈무리
토트넘 구단이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손흥민을 지지하고 나섰다 / 사진=토트넘 SNS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 지난 1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극성팬들이 손흥민 인스타그램에 몰려 가 인종차별성 악성 댓글을 달았다. 이날 영국 런던에서 토트넘과 맨유가 맞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맨유 스콧 맥토미니 손에 얼굴을 맞고 쓰러진 뒤 소위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는 게 이유다. 토트넘 구단은 이를 묵과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 지난달에는 첼시 수비수 리스 제임스(22)가 인종차별 메시지를 견디지 못 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지우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첼시는 구단 차원에서 성명을 내고 “첼시 모든 구성원은 제임스가 SNS를 통해 받은 인종차별에 반감을 느낀다.
전적으로 비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제임스가 지난 1월 “인종차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공개한 메시지의 내용은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이다.

이들 사례 이외에도 앞서 악셀 튀앙제브(맨유), 프레드 로드리게스(맨유), 로메인 소이어스(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알렉스 얀케비츠(사우샘프턴) 등도 SNS 인종차별 테러 피해를 호소했다.

첼시 구단은 지난달 "우리 모든 구성원은 리스 제임스가 SNS를 통해 받은 인종차별 행위에 반감을 느낀다. 모든 인종차별 행위는 절대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 그런 행위를 전적으로 비난한다"는 설명을 발표했다. / 사진=첼시 홈페이지 갈무리
첼시 구단은 지난달 "우리 모든 구성원은 리스 제임스가 SNS를 통해 받은 인종차별 행위에 반감을 느낀다. 모든 인종차별 행위는 절대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 그런 행위를 전적으로 비난한다"는 설명을 발표했다. / 사진=첼시 홈페이지 갈무리
이처럼 축구 클럽 SNS 계정이 강성 팬들의 ‘욕받이 공간’으로 변질되면서 EPL를 비롯해 각종 클럽들은 운영 및 관리를 중단하는 식으로 이를 끊어내고 있다. 선수 개인을 향한 인종차별, 인신 모독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조처다.

BBC는 14일 축구 클럽들이 SNS ‘손절’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일로 무분별한 공격을 받은 손흥민은 SNS 활동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고, 소속 구단인 토트넘도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잉글랜드 2부리그 소속 스완지 시티, 버밍엄시티, 레인저스FC(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은 SNS 사용을 멈췄고, 지난달에는 프랑스 축구 스타 티에리 앙리가 소셜미디어 회사들의 차별 대응 조치가 나올 때까지 SNS 사용을 멈추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집단적 행동은 ‘근본적 문제는 일부 팬들의 비뚤어진 인식이지만, 현 단계에선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 측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 표시로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하는 클럽과 선수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변화를 위한 효과적 방안이라 판단되면 잉글랜드 내 축구 단체들의 집단 보이콧도 고려 대상”이라는 입장을 냈다.

앞서 지난 1월 FA를 대표하는 케임브리지 공작은 축구 선수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학대를 두고 “비열하다”고 지적하며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장관 역시 인종차별에 “매우 충격적”이라며 “법이 바뀌면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일에 소셜미디어 회사가 더 많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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