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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검사 김민수' 잡았다…국민청원 父 "한 풀었다"(종합)

뉴스1

입력 2021.04.14 11:59

수정 2021.04.14 12:25

위조한 검사증과 명함.(부산경찰청 제공)© 뉴스1
위조한 검사증과 명함.(부산경찰청 제공)© 뉴스1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검사 김민수'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여 20대 취업준비생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간 핵심 조직원들이 검거됐다.

이 사건은 2020년 2월 한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내 아들 죽인 얼굴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글을 올리고 전북 순창에 사는 20대 취업준비생 아들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 사례를 알리면서 공분을 샀다.

14일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로 보이스피싱 핵심 조직원 40대 남성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2015년 8월께 중국 현지에 콜센터 등을 두고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후 2020년 12월까지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였다.

이 기간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저금리 대환대출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100억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북지역 조직폭력배 A씨가 국내 조직폭력배를 중국으로 불러들여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해 경찰은 조직원 93명을 붙잡아 26명을 구속한 이후 핵심 조직원을 추적해왔다.

이들은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대포통장을 이용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송금받거나, 국내 조직원들이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받은 뒤 이를 조직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조직원들은 금융감독원 신분증을 보여주거나 물품보관함에 돈을 두고 가도록 요청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또 범행이 발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역할을 교체했다. 핵심 조직원들은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중국에서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유튜브에서 20대 취업준비생 소식을 접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한달 뒤에 국내로 들어온 뒤 숨어지내다 검거됐다"고 설명했다.

검거 소식을 접한 아버지는 "평생 한이 맺힐 뻔 했다. 김민수 검사 사칭범을 평생 못 잡을 줄 알았다"고 경찰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공판 과정에도 참여해 피의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기관에서는 절대 송금을 요구하지 않으며 검사를 사칭해 안전계좌로의 송금이나 직접 전달을 유도하는 전화, 금융기관의 저금리 대환대출 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범죄는 주범을 검거하더라도 피해 회복이 어려우므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김민수나 이도현 검사와 수사관을 사칭한 전화를 받은 시민분들은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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