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당국, 15일 좌초 원인 발표 예정
14일(현지시간) 국영 매체 알아흐람 등에 따르면, 이집트 법원이 전날 에버기븐호 선주인 일본 쇼에이기센에 9억1600만 달러(약 1조222억원) 배상 명령을 내렸다. 수에즈운하청은 이 명령에 따라 에버기븐호와 이 배에 실린 화물을 압류했다. 배상을 마쳐야 운항을 허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수에즈운하의 통행료 수입은 56억 달러 규모다. 하루 약 1500만 달러 꼴로 운항이 중단됐던 6일 동안 9500만 달러가 증발된 셈이다. 에버기븐호에 대한 준설인양 비용, 파손 및 정비에 들어간 인건비 등을 얹어 해당 금액이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쇼에이기센과 보험사 영국 P&I클럽은 정확한 피해 규모 산정이 이뤄질 만한 시간이 부족했고, 이집트 측이 제시한 구체적 근거도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P&I클럽은 성명을 내고 “당국이 배상 전에는 에버기븐호를 이집트에 묶어두고 선원들도 배를 떠날 수 없다고 한 것에 실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쇼에이기센, 용선사인 대만 에버그린, 이집트 당국 등이 배상금 책임 소재와 그 지급액 규모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 당국은 15일 이번 사고의 원인을 공식 발표한다. 강풍, 도선사의 역할 미비, 운하청의 부실 관리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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