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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9·11테러 20주년되는 날 아프간 철군 완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5 07:08

수정 2021.04.15 07:08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오는 9월11일(현지시간)까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5월 7일 아프간 남부 드와이어 기지에서 미 해병 병사들이 모래폭풍 속에 몸을 피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오는 9월11일(현지시간)까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5월 7일 아프간 남부 드와이어 기지에서 미 해병 병사들이 모래폭풍 속에 몸을 피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9월 11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미군 철수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아프간 전쟁의 도화선이 됐던 2001년 9·11테러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아프간에서 잔여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겠다면서 "미군이 집에 돌아올 시간"이라고 선언했다.

바이든은 아울러 자신의 후임 대통령들 역시 장기적인 갈등에 노출되지 않기를 원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에서 철군을 위한 이상적인 여건을 꿈꾸고, 지금과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 계속해서 병력을 주둔시키거나 규모를 확대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바이든은 "아프간 미군 배치 이후 내 자신이 4번째 미 대통령"이라면서 "공화당이 2명, 민주당이 2명이었다. 다섯번째 대통령에게까지 이 책임을 떠넘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죽은 2011년 5월 이후 10년간 미군의 아프간 주둔 이유는 '점점 더 불명확'해졌다면서 미국은 아프간의 공격을 막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간 전쟁은 결코 수세대에 걸쳐 벌어질 의도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미국이 공격을 받았고, 그때에는 전쟁의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면서 "이제 이같은 목표들을 달성했다. 빈라덴은 죽었고, 알카에다는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약화됐다. 이제는 영원히 전쟁을 끝낼 때이다"라고 선언했다.

바이든은 오는 5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미군 3500명을 철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001년 9월11일 알카에다가 미국에 대규모 테러공격을 감행한 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바이든은 철군 결정과 관련해 부시 전 대통령과도 상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의 철군 결정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

번스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아프간 철군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군과 연합군이 철군하면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리스트들이 조직을 재건해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군이 철수하면 미국의 위험 정보 수집과 이에 대응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면서 "이는 단순한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CIA 국장의 조언을 받기는 했지만 테러리즘 위협이 변화됐고, 미국은 이제 2021년의 시각으로 테러에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아프간에는 미군 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소속 연합군 6500명도 남아있다.


미군은 9월까지 이들 나토군 철군 역시 지원하게 된다고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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