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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을 만나다] 곽범 "'개콘' 같은 유튜브 코미디 군단 만들고파"①

뉴스1

입력 2021.04.15 08:10

수정 2021.04.16 08:46

개그맨 곽범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4.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개그맨 곽범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4.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개그맨 곽범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개그맨 곽범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개그맨 곽범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개그맨 곽범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편집자주]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코미디언을 만나다] 일곱 번째 주인공은 곽범(35)이다. 2012년 KBS 2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곽범은 최근 코미디언 이창호와 함께 유튜브 채널 '빵송국'을 개설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부캐'(부캐릭터)인 매드몬스터의 탄으로는 여느 아이돌 부럽지 않은 사랑까지 받고 있다.

'빵송국'의 시작은 지난해 5월부터. '개그콘서트'가 지난해 6월 폐지되면서 곽범과 이창호는 '빵송국'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코미디 꿈을 키웠다. 그 사이 JTBC '장르만 코미디'에서도 활약했지만, 다시 코미디의 부흥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곽범은 멈추지 않았다. 수많은 소재들을 이용하며 '빵송국' 영상을 제작했고, 그 결과 '빵송국'은 최근 10만 구독자를 돌파하면서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여친시점'이라는 콘텐츠에서 발전한 '매드몬스터' 콘텐츠는 '포켓몬스터'라는 팬덤까지 만들어내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드몬스터' 영상이 인기를 얻자, 그 전에 만들어뒀던 영상들도 덩달아 화제를 모았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사람이 쪼다' 콘텐츠, '곽테일'이라는 별명까지 만들어낸 '무조건 나오는 장면' 콘텐츠, 실험적 코미디를 담은 '2300년도에 떡상할 영상' 등 약 1년 동안 만들어낸 코미디 영상들이 제대로 빛을 봤다.

곽범은 여기서도 멈출 생각이 없다. 그의 꿈은 코미디 영화 감독. 또한 유튜브에서 코미디를 하는 사람들을 모아 '개그콘서트'와 같은 군단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이처럼 웃음을 만드는 것에 모든 진심을 쏟아붓고 있는 곽범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에 10만 구독자를 돌파하면서 양양에 다녀오는 이벤트를 했는데.

▶구독자가 10만을 돌파한 것이 너무 감사하다. (양양 여행 콘텐츠는) 이창호와 서로 스케줄이 바빠지다 보니깐 붙어있는 시간도 줄어들더라. 예전에는 행사 다니면서 여러군데 다녀오고 했는데 최근에는 그러지 못했다. 창호는 정말 친한 친구 중 한 명인데 양양도 다녀오면서 더 우정을 돈독하게 다졌다.

-이창호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이창호는 아마추어 프로그램인 '개그스타'에서 보게 됐다. 처음에는 '어린 친구가 개그 잘 하네' 정도였다. 또 창호가 개그맨 시험 치르는 방에 제가 카메라 찍는 요원으로 들어갔었다. 그때 창호가 혼자 들어와서 완전 휩쓸고 나가버렸다. 너무 잘 해서 같이 한 번 호흡 맞춰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그때부터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공연도 해보자고 '까브라더쇼'도 하게 됐다. 정말 케미스트리가 좋은 팀만 할 수 있는 게 만담인데, 그만큼 우리 둘의 호흡이 좋다.

-유튜브로 인기를 얻었지만, 공개 코미디에 대해서도 갈증이 있을 듯 한데.

▶그렇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게 코로나19다. 예전에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나 웃긴다' 후에 편집하고 '송출한다'하면 그 후에 '웃기네'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런데 유튜브의 장점은 예전에는 웃으라고 던지면 관객들 웃음이 터질 뿐이었는데, 지금은 구독자 분들이 댓글로 더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해준다. 예전에는 하하하 웃겼네가 끝인데 요즘은 뭐가 웃겼네로 반응이 오니깐 다른 느낌이 확실히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댓글 반응은 무엇이었나.

▶'오빠들 하고 싶은 거 그만해'였다. 다들 너무 센스가 너무 넘친다. 이 글을 본 구독자 분들이 있으시다면 창호와 저는 모든 댓글을 다 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저희 관련된 영상도 다 찾아본다. 요즘은 개인활동을 하기 시작해서 서로 얘들이 어디 가서 뭐하고 다니는 지 모르겠다. 똑같이 뉴스1 인터뷰를 하는데 창호씨는 제 얘기 대신에 '피식대학' 얘기를 많이 하더라. 그게 섭섭하더라. 저도 기사에서 창호 부분을 많이 이야기 안 해야 할 것 같다.(웃음)

-영상을 찍을 때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자유롭지만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은 있다. 회의할 시간을 많이 안 잡는다. 옛날 '개그콘서트'는 회의만 며칠씩 했는데 그렇게는 안 하고 그냥 단순하게 '다음 주에 병원드라마를 찍자'고 하면 서로 자료 찾아와서 그냥 입만 맞추고 찍는 식이다. '개그콘서트'는 연습만 30번에서 40번 하니깐 상대방이 뭘 할지를 다 안다. 그런데 여기서는 서로 못 봤던 걸 하니깐 서로 '너를 웃겨 죽이겠다'라는 생각으로 찍는다.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줄 수 있을까.

▶코미디 콘텐츠는 자극적이지가 않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 반응이 오는 속도가 느리다. '부모님께 뭘 해봤다' '여자친구에게 뭘 해봤다' 이런 건 자극적이다. 그런데 코미디를 하면 콘텐츠 자체가 제목이 세게 나올 수가 없다. 하지만 느리지만 멀리 보면서 버티고 분명히 진심 다해서 하다보면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콘텐츠들은 콘텐츠가 재밌어서 보는 건데 코미디 콘텐츠를 진지학게 하다보면 나오는 사람들을 보더라. 이 사람들이 뭘 하는지 또 앞으로 뭘 할지를 궁금해하시더라. 그렇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버티기 싸움인 것 같다.


-유튜브 코미디의 트렌드를 짚어보자면,

▶요즘 '탄며들다'(탄에 스며든다), '호며들다'(제이호에 스며든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런 것처럼 정말 천천히 오는 것 같다. 확 이목을 끄는 게 아니라 요즘에는 스며들듯이 찾고 싶고 보고 싶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코미디 콘텐츠를 진지하시게 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져서 유튜브 안에 '개그콘서트' 같은 군단을 만들고 싶다.

<【코미디언을 만나다】곽범 편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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