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6살 아들을 살해한 이른바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남편 조모씨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전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도예가 조모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씨는 2019년 8월21일 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자택 안방 침대에서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범행 도구나 CCTV 등 명백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을 통해 피해자들의 위 속에 남은 음식물로 사망 시간을 추정했다.
이에 경찰은 사망 추정 시각에 조씨가 피해자들과 함께 머물렀었다는 점을 토대로 조씨를 범인으로 특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1·2심도 조씨를 진범으로 지목했다. 1심은 "출입문이 아닌 곳을 통한 침입 가능성이 없고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 저질렀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며 "조씨는 아내와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범인이 누군지 확인도 않고 통화를 마쳤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왜 사망했는지 묻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범행 당시 정황과 그 후 언행 등을 볼 때 조씨가 진범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2심도 "사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재범 위험성이 인정될 정도도 아니다"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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