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태 이후 정무위원회가 이해충돌방지법을 조율하느라 전금법 개정안에는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무위원회는 오는 26일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 계획이지만 사실상 이달 통과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8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지난달 전금법 개정안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통과 의지를 보였으나 LH사태 이후 정무위 안건은 '이해충돌방지법안'을 논의하는데 집중됐다.
지난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발의한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수행중 얻게 된 정보로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익을 얻었을 때 처벌하거나 이익을 거둬들이도록 했다. 매년 상임위에서 논의됐지만 주목받지 못하다가 LH사태 이후 반드시 통과시켜야만 하는 주요 법안으로 떠올랐다. 여야는 지난 14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의결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 3월부터 정무위에서 논의됐던 전금법 개정안은 여러차례 논란 끝에 이달 통과가 전망됐으나 사실상 지연될 조짐이 커지고 있다. 정무위가 이달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금법 개정안은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과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등 신규 라이선스를 도입하고, 대금결제업자에 대한 후불결제업무(소액) 허용,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예탁금 분리 보관 및 외부청산 의무화, 위·변조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인증 및 신원확인 제도 정비 등을 담고 있다.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해 조속히 통과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외부청산 의무화는 지난달 한국은행이 반발하면서 금융위와 각을 세운 바 있다. 금융결제원에 외부청산 정보를 모으고 금융위가 이를 들여다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게 한은의 시각이다. 다만 정무위는 소비자 편의를 위한 조율이 필요할 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중 대금결제업자에 대한 후불결제업무는 이미 네이버파이낸셜에 허가가 떨어졌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이를 혁신 금융서비스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금법의 핵심은 빅테크와 핀테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재산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전통적인 은행중심 지급결제가 아닌 새로운 결제 방식이기 때문에 소비자 불안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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