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폭' 감소했지만 사이버폭력' 3배 증가…"피해자 회복 힘써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0 13:34

수정 2021.04.20 13:34

'사이버 학폭' 피해 경험 16.3%…카톡 피해 가장 많아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2021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학교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2021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학교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이버폭력이 3배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학교폭력에 대한 조치는 가해자 처벌이 아닌 피해자 회복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폭 피해 경험했다' 4년만에 감소…사이버 폭력 비율은 증가
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2021년 학교폭력·사이버폭력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푸른나무재단이 2020년 12월 7일부터 지난 1월 14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재학생 6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7%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4.5%p(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사이버폭력의 피해 비중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전체 폭력 중 사이버폭력 피해 비중은 5.2%였지만, 2020년은 16.3%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사이버폭력이 일어난 어플로는 카카오톡이 18.7%로 가장 많았고, 이어 페이스북 17.6%, 틱톡 9.5%, 에스크 8.9% 순이었다.

푸른나무재단은 "사이버폭력의 특징은 익명성"이라며 "대부분의 청소년 사이버 폭력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기업들은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친사회적 역량'이 낮은 성향이 있다"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에 효과적인 요인들을 길러내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폭' 감소했지만 사이버폭력' 3배 증가…"피해자 회복 힘써야"

■"피해자 도와줄 사람 있다는 것 잊지 말아야"

기자회견에는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김모씨의 증언도 나왔다. 김씨는 학교폭력의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험이 있으나, 주변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매일 같이 언어폭력을 당했다"며 "심지어 내가 그들의 장난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제가 죽어도 신경 쓸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극단적 선택 이후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나와 같은 고통을 받은 친구들에게도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문용린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은 김씨의 사례를 들며 학교폭력 관련 조치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사람들은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어떤 처벌이 가해지느냐에만 관심을 갖고 가해자가 처벌을 받으면 마무리 됐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학교폭력의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해자의 사과를 받지 않는다면 피해자에게 남은 설움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른, 마흔이 되어도 증오가 남아 '학폭 미투'라는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 학교폭력이 발생할 당시 학교가 주도해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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