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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세입자 살해 80대 건물주 '징역 15년 → 10년' 감형

뉴스1

입력 2021.04.20 14:31

수정 2021.04.20 14:42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자신의 건물에 14년 간 세들어 산 70대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한 80대 건물주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감량됐다.

수원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82)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수원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4월18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우만1동 소재 자신의 자택에서 B씨(당시 77세)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자신의 우편물을 수령하기 위해 14년 간 세입자로 살아온 A씨 건물을 방문해 함께 술을 마시다 변을 당했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집에 돌아가라고 했지만 B씨가 욕설과 함께 행패를 부리자 주먹으로 얼굴 부위를 수차례 때리고 자택에 있던 둔기로 머리 부위 등을 수차례 내리쳐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전에도 B씨와 술을 마시면 자신을 수시로 괴롭혔던 일들이 생각나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원심은 A씨가 다소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에 고령의 나이를 감안하더라도 유족과 합의를 하지 못하는 등 엄벌이 불가피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에 이르러 A씨는 유족과 합의했고 고령에 좋지 않은 건강상태 등의 제반사정을 2심 재판부는 참작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뿐만 아니라 그 범행동기나 수법도 비춰볼 때 죄책이 매우 중하다"며 "하지만 당심에 이르러 유족과 합의가 됐고 그 유족도 현재 선처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씨와 오랜 친분이 있었지만 사소한 시비에 의한 우발적 범행으로 발생하는 등 계획적 살해로 보기 어렵다"며 "또 A씨는 80세를 넘은 고령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에 검찰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가 없고 A씨에 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여 이같이 주문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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