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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90세 갑부 할머니, 보이스피싱에 365억 날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1 06:55

수정 2021.04.21 06:55

공안 사칭한 일당에 11차례 걸쳐 송금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홍콩의 90세 갑부가 보이스피싱 범죄로 365억원을 송금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0일 홍콩01·둥망 등 현지 매체는 홍콩 최고 부촌인 빅토리아 피크 인근 '더 피크'에 살고 있는 90세 할머니 A씨가 중국 공안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일당에 총 2억5490만 홍콩달러(약 365억 7000만원)를 날렸다고 보도했다.

이들 보이스피싱 일당은 중국 본토에서 A씨의 신분 도용 범죄가 발생했다며 특정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조사에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A씨 계좌에 들어있는 돈이 범죄 수익인지 여부를 검토해봐야 하며, 조사가 끝나면 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철석같이 믿은 A씨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3개의 은행 계좌로 돈을 보냈다.

현지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 집을 방문해 다른 일당과 통화할 수 있도록 연결책 역할을 한 19세 대학생을 지난달 25일 붙잡았다. 동시에 900만 홍콩달러(약 13억원)가 들어있는 계좌를 동결했다.
하지만 나머지 돈은 다른 일당들이 가지고 도주했다.

A씨와 함께 살고 있는 가사 도우미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이를 A씨의 딸에게 알렸다. 이에 한 친척이 A씨와 함께 은행에 동행했지만 별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해 피해를 막지 못했다.
은행 직원도 A 씨에게 송금 사유를 물었으나, A씨는 부동산 매입 자금이라고 둘러댔다.

A씨는 딸의 설득으로 지난달 2일에야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이번 사건은 홍콩에서 벌어진 보이스피싱 피해사례 중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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