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기술이 선진국보다 1~2년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AI 분야 현황과 과제' 분석 결과에서 "투자와 특허, 핵심인재 수 등이 AI 선진국 대비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는 개별법 정비와 핵심 인력을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의 AI 논문 수(2016∼2019년)는 6840건으로 세계 9위이지만 1위인 중국(7만199건)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또 질적 지표인 논문 편당 인용 수는 전체 91개국 중 31위에 그쳤다.
특허 수를 기반으로 AI 기술 100대 기업(연구기관)을 분석한 결과도 한국 국적의 연구기관은 미국(44곳)의 11분의 1 수준인 4곳(삼성·LG·현대자동차·전자통신연구원) 뿐이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석·박사 이상급 연구자 숫자도 부족해 미국의 3.9% 수준인 405명 수준이다. AI 인력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로 고등교육을 받는 대학생 인구 수 대비로도 주요국에 비해 열위에 있다는 게 전경련의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미국의 80.9%(지난해 기준) 수준이어서 유럽연합(EU) 89.5%, 중국 85.8%, 일본 81.0%보다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국가 차원의 투자 및 지원정책으로 2016년 71.8% 수준에서 빠른 속도로 미국을 따라잡아 지난해 85.8%까지 기술수준이 높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과 기술격차 역시 우리나라는 1.8년으로 수년째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경쟁국가들의 경우 EU 1.0년, 중국 1.3년, 일본 1.7년 등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AI 관련 분야의 스타트업도 문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유니콘 650개 기업 중에 AI 관련 기업은 50개이며 1위 기업이 틱톡으로 유명한 중국의 바이트댄스다. 또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 현황을 보더라도 미국이 65개, 영국 8개, 중국 6개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무해 경쟁국 대비 낙후돼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데이터 3법을 개정했지만 여전히 의료법 등 개별법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별도 동의가 필요하거나 이용을 제한해 법 체계가 충돌할 수 있고, 활용 주체의 불확실성으로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AI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IT 강국인 한국의 경쟁력은 주요국 대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AI 데이터 활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업종별로 데이터를 차등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하고 의료법 등 관계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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