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차 3칸 가로지른 그랜저”···‘2칸 주차’ 벤츠, 벤틀리 비켜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2 11:24

수정 2021.04.22 14:16

경비원 욕설 벤틀리 차주 여론 뭇매
2칸 주차에 장애인 주차 방해 SUV
“손대면 죽을 줄 알아라” 위협 벤츠
검은색 차량이 한 주차장에서 경차 전용 주차칸 3개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 / 사진=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검은색 차량이 한 주차장에서 경차 전용 주차칸 3개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 / 사진=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검은색 차량이 한 주차장에서 경차 전용 주차칸 3개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 / 사진=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검은색 차량이 한 주차장에서 경차 전용 주차칸 3개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 / 사진=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주차 공간 2칸을 차지한 차주들이 연이어 발각돼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이번에는 경차 전용 3칸을 차지한 차량이 포착됐다. 누리꾼들은 “웃음밖에 안 나온다”, “이XX 이길 사람은 없을 것 같다”며 분노를 넘어 황당하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1일 한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 주차장에도 이런 사람 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진 3장이 첨부된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경기 OO아파트”라고 적시하며 “방송에서만 보는 줄 알았는데, 우리 아파트에도 있다니, 무섭다”라고 호소했다.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에는 경차 전용 주차칸 3개에 검은색 차량이 가로로 주차를 해놓은 모습이 담겨있다. 경차 전용 칸에 차를 댄 것을 넘어 버젓이 3칸을 차지한 비상식적 장면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감탄이 나온다”, “제정신인가”, “이기심의 극치다, 사회생활 어떻게 하나”, “오늘의 주차왕이다” 등 분노와 조롱, 허탈감을 표하고 있다.

주차장 자리 두 칸을 차지하고 있는 차량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주차장 자리 두 칸을 차지하고 있는 차량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사건에 앞서 최근 ‘양심 불량’ 주차 행태에 대한 제보가 이어졌다.


지난 20일에는 2칸 주차을 일삼고, 차량에 주차 경고 스티커가 붙자 경비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은 벤틀리 차주의 소식이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18일에는 불법주차·소화전 앞 주차·장애인 주차 칸 방해 등 ‘3종 민폐’를 저지른 이들의 만행이 폭로됐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들에는 △차량 3대에 둘러싸인 차량 1대가 오도가도 못 하는 장면 △주차 칸 2개의 정 중앙에 차를 대놓은 장면 △장애인 주차구역 앞 주자금지 봉 앞에 차를 대놓은 장면 △소화전 및 비치된 소화기 앞에 차를 바짝 붙여 댄 모습 등이 담겼다.

전날에는 ‘저희 주차장에는 이런 사람이 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이렇게 주차하고 사라지는데 건들면 인생 말할까봐 무섭다”며 2칸의 주차 칸을 차지한 벤츠 차량의 사진들이 게시됐다. 이 중 한 사진에는 차량 앞 유리에 “제 차에 손대면 죽을 줄 아세요. 손해배상 10배 청구, 전화를 하세요”하는 문구가 적혀 있어 공분이 일었다.

경차 전용 구역 2칸 차지한 벤틀리. / 사진=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경차 전용 구역 2칸 차지한 벤틀리. / 사진=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문제는 현행법상 민폐 주차를 처벌할 만한 마땅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아파트나 상가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지인 탓이다.

도로교통법상 주차금지구역 등 일부 구역에 차를 대면 경찰이나 시군 공무원이 차량 이동 명령 또는 과태료 부과 조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유지에는 이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아무리 비상식적인 주차를 해도 ‘불법 주차’로 단속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고가 들어와도 경찰은 상황 중재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주차 질서를 과도하게 해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도 일명 무개념 주차 금지법 등이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거나 계류 중인 상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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