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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SG워너비 역주행엔 '음원 소비 감소' 탓도 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2 15:36

수정 2021.04.22 15:42

코로나19 이후 음원소비 감소, 올1분기 바닥쳐
브레이브걸스 /사진=뉴스1
브레이브걸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SG워너비가 MBC ’놀면 뭐하니’에 힘입어 20여년만에 멜론 차트 역주행 신화를 기록하고 있다.

멜론 24Hits 차트(4월 21일 오후 7시 기준)에 따르면, SG워너비는 지난 17일 ‘놀면 뭐하니’ 방송 이후 청취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표 히트곡인 ‘Timeless’가 6위, ‘라라라’ 10위, ‘내사람’ 13위, ‘살다가’ 25위, ‘죄와벌’ 67위, ‘아리랑’ 98위 등 총 6곡의 곡들이 100위 안에 진입했다.

특히 ‘Timeless’의 경우 지난 2004년 발매된 후 약 17년만에 재조명받고 있다. ‘살다가’와 ‘죄와벌’은 2005년, ‘내사람’ 2006년, ‘아리랑’ 2007년, ‘라라라’ 2008년 공개된 노래들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곡들 모두 오랜 기간을 거쳐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놀면 뭐하니?’ 방송 이후 공식 유투브 채널에 게재된 ‘내사람’ 라이브 영상이 3일만에 무려 468만 뷰, ‘살다가’는 342만뷰, ‘Timeless’ 321만뷰, ‘라라라’ 258만뷰, ‘아리랑’ 172만뷰 등을 기록했고, 이는 음악 차트 인기로 연결되고 있다.


멜론 측에 따르면 SG워너비의 곡들은 ‘놀면 뭐하니’ 방송전에 비해 스트리밍 건수가 ‘내사람’ 2167%, ‘Timeless’ 2098%, ‘살다가’ 1612% 증가하는 등 매일 폭발적인 증가속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Timeless’는 2004년 2월 마지막주와 3월 첫 주, 2주간 주간 1위를 기록한 바 있어, 17년만에 다시 멜론차트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4월 2주차 멜론 차트에서는 걸그룹 역주행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브레이브걸스가 ‘롤린 (Rollin’)’으로 아이유의 ‘라일락’을 제치고 주간차트 1위를 탈환하여 눈길을 끈다.

또한 ‘운전만해 (We Ride)’도 주간 5위로 자리 잡으며 더블 역주행의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힙합신에서도 ASH ISLAND의 ‘멜로디’가 20계단 상승한 47위로 상승했고, 호미들의 ‘사이렌 REMIX’가 주간차트 100위 안에 진입하며 역주행을 기록 중이다.

■역주행 이유 “음악 소비량 하락에 따라 외부 환경적 요인 커져”

가온차트의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음원차트 내 역주행 현상과 관련해 “코로나19 이후 음악소비 감소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발발이후 음원소비가 감소해 올 1분기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고 분석했다. 1분기 음원 이용량 400(1위부터 400위까지 이용량 합계)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5%나 감소했다.

“멜론 차트를 보면 아이유를 제하면 대작 음원이 별로 없고 작년 여름에 나온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여전히 상위권에 있다. 역주행판이다. 웹툰 OST도 잔뜩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고 짚었다.

음악소비가 줄어는 데는 재택근무의 영향이 크다. 보통 출퇴근 시간에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은데, 재택을 함에 따라 음악 소비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신곡 발표의 감소, 음악 감상 대신 OTT 시청 등 대체 콘텐츠 소비 등이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음악 산업의 기초 체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TV나 유튜브 등 외부적 환경요인에 따라 음원차트가 크게 출렁거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과거 음반사재기 문제가 불거졌을 때, 주로 음원사용량이 적은 새벽시간대에 음반사재기가 이뤄졌는데, 유사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무한도전' 시절부터 예능에 음악을 접목해온 김태호 PD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환불원정대 편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과거 ‘무한도전’의 토토가와 가요제도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김진우 연구위원은 “무한도전 가요제도 차트 줄세우기를 하며 음원차트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다만 그때는 2주 뒤 50위권에서 사라졌다면 지금은 롱런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교했다. "SG워너비의 역주행은 좀 더 오래지속될 것이다. 아이유의 ‘블루밍’(2019년 11월)은 무려 70주 넘게 50위권을 지키고 있다."

김진우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음악시장의 양극화 현상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케이팝 가수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 승승장구하고, 세계 팬들을 상대로 온라인 콘서트를 열면서 그 어느때보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트로트계의 아이돌, 임영웅 역시 마찬가지.

그는 "팬덤이 두터운 아티스트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이 없다. 피지컬 앨범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3배 이상 늘었다"며 "반면 팬덤이 약한 가수들은 경제적으로 더욱 취약한 상태에 몰릴 수 있다.
음악업계의 양극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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