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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韓에 묶인 돈 일부 인출"...美 "제재 바뀐 것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2 14:01

수정 2021.04.22 14:01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왼쪽)가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왼쪽)가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 한국 선박을 억류했던 이란이 한국에 묶인 석유대금 일부로 코로나19 백신 값을 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해외 이란 자금을 동결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이란 제재와 관련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호세인 탄하이 이란·한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IRNA통신에 "한국에 동결된 70억달러(약 7조8127억원)에서 3000만달러가 코로나19 백신 구입을 위해 지불됐다"며 "우리는 양국간 합의(석유출대금 동결 해제)가 이행되기를 희망했지만 현재까지 아주 작은 부분만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란에 대한 부채 10억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과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 아래 원화결제계좌로 상계 방식의 교역을 진행했다.
이란에서 원유와 초경질유(가스콘덴세이트)를 수입한 한국 정유·석유화학 회사가 국내 은행 2곳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수입 대금을 입금하면, 이란에 물건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해당 계좌에서 대금을 받아 가는 형식이다.

국내 은행 2곳은 2019년 9월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제재 수준을 올리면서 해당 계좌 운용을 중단했다. 한국에 묶인 이란 자금은 70억달러 규모다. 이란 정부는 중국과 이라크 등 해외에 미국 제재로 묶인 자금이 약 200억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 정부는 지난 1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화물선을 나포한 뒤 한국 내 동결 자금 반환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와 협상을 벌였다. 이란측은 한국인 선원을 석방하며 한국 정부와 자금 반환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이란의 해외 자금 동결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가 21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언론 브리핑 속기록에 의하면 익명의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란 정부의 3000만달러 출금 보도에 대해 제재를 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 내 자산과 관련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보도들이 떠도는 것을 봐 왔다. 그러나 우리는 해당 자산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일단 미국은 이란과 대화는 계속할 생각이다. 미국은 이달 6일부터 유럽연합(EU) 국가들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진행중이다.
탄하이는 빈 협상을 언급하며 "이 합의가 이행되면 한국의 대이란 채무 상환 절차가 촉진되고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날 AP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지금 이란에 부과한 제재를 바로 해제가 가능한 제재와 불가능한 제재, 추가 검토가 필요한 제재까지 3가지로 나누어 이란에 통보했다.
미 정부는 이란이 핵합의 약속을 우선 지켜야 제재를 풀어준다는 입장이며 이란이 제재 해제 정도와 버금가는 핵합의 복원안을 가져오길 기대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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