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황

비트코인 5만달러선 붕괴...바이든-은성수 충격파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3 16:26

수정 2021.04.23 16:28

바이든, 소득세 '2배 인상 계획'에 직격탄
'옵션만기' 꼬인 수급·규제리스크도 부담
전문가들 "단기적 회복 신호 아직 없다"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연초 이후 2~4배 수직상승하던 가상자산들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자본소득세 인상 계획 발표 이후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또 옵션 만기일을 맞아 수급 문제가 꼬여있어 충격파는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수급 문제가 풀려야 향후 장세를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상자산 가격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 5만 달러 붕괴

23일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BTC)은 4만924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대비 4.4%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4만7700달러대까지 빠지기도 했다. 5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하며 지난 3월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모양새다.


이더리움(ETH)도 마찬가지다. 이더리움은 이날 같은 시각 전날대비 9.3% 빠진 2200만 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날 역사적 최고가인 2626.9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날 들어 투자심리 위축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올들어 150%와 300% 가까이 상승한 바 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3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한 직원이 시황판을 확인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따르면 오늘 비트코인 가격은 5,700만원때까지 내려앉으며 급락했으며 한때 500원을 넘었던 도지코인도 24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나머지 가상화폐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4.23/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3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한 직원이 시황판을 확인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따르면 오늘 비트코인 가격은 5,700만원때까지 내려앉으며 급락했으며 한때 500원을 넘었던 도지코인도 24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나머지 가상화폐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4.23/뉴스1 /사진=뉴스1화상

리플도 전날대비 10% 이상 빠진 1.044달러를 보이고 있다. 리플은 장 초반 30%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초 238원에 거래를 시작한 리플은 소송 관련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급등하며 지난 14일에는 장중 2달러 이상을 찍기도 했다.

美 자본소득세율 2배 인상...직격탄

이날 가상자산 시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자본소득세 인상 계획을 발표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경우 자본소득세율을 현행 20%에서 39.6%로 약 2배 올릴 계획이다.

옵션 만기일을 맞이 시장의 수급이 꼬여있던 것이 하락세를 키웠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대형 투자자의 옵션 포지션을 분석한 결과 가상자산 가격이 5만2000달러까지 떨어져도 추가 매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옵션 규모는 15억5000만달러 규모다.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미국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21.04.23. /사진=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미국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21.04.23. /사진=뉴시스

중국의 석탄 광산 사고를 수급 꼬임의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윌리 우는 중국 광산 사고로 신장 지역 전력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채굴력이 19%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과도한 석탄 의존성을을 보여주는 사고"라 지적했다. 비트코인 채굴공장이 전기가 싼 지역에 분포해 있다는 사실을 재차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석탄 경제 의존성에 대한 우려로 기관 투자자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엎친데 덮친 규제리크스...회복 신호 없다

규제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되는 첫 날인 지난 14일(현지시간) "가상자산은 아직 결제 수단의 지위에 오르지 못했고, 투기 수단에 불과하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강력한 부정적 견해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가상자산 규제가 강화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국내에서는 한 술 더 떠 지난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가상자산 투자로 손실나는 부분까지 정부가 보호할 수 없다"며 "9월까지 미등록 거래소는 모두 폐쇄될 수 있다"고 엄포성 발언을 내놨다. 이에 국내 코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3%대까지 하락했다. 김치 프리미엄은 최근 10% 이상을 유지하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상승의 신호라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 상 김치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결국 투자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성수 위원장의 발언 직후 김치 프리미엄이 3%대로 급락하면서 글로벌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기 회복신호를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JP모간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6만달러를 회복하지 못하면 비트코인 모멘텀 신호는 붕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인텔레그래프 암호화폐 분석가 마르셀 페흐만은 "투자자는 빠른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금요일 옵션 만료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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