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보증형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의 중·저신용자 차주 비율을 높이고, 비보증형 대출을 내는 은행권에도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선을 6.5%까지 낮춰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 의도와 달리 사잇돌 대출을 포함한 중금리 대출이 중·저신용자보다는 고신용자 수요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사잇돌 대출은 SGI서울보증이 보증을 100% 서주기 때문에 사실상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 지난해 민간은행들이 보증을 이용해 내놓은 사잇돌 대출의 55%는 기존 1~3등급의 고신용자가 차지했다. 특히 인터넷 은행의 경우 대출의 66%가 1~3등급 고신용자였다. 정부는 사잇돌 대출에 중·저신용자 신용등급 기준을 만들고 하위 30% 이하 대출자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사잇돌 대출의 경우 SGI서울보증이 100% 보증을 해주지만 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날 경우 은행 입장에선 부실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량 연체가 있을 경우 연체액이 보증보험의 일정 수위를 넘어가면 이를 은행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사잇돌 대출은 100% 보증형 대출이긴 하지만 연체가 많아질 경우 은행에서도 적지만 일부 손실이 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이긴 지난해 고신용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중금리대출의 경우 금융위는 중금리대출 금리상한선을 기존 10.0%에서 6.5%로 3.5%p로 낮췄다. 향후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면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준다는 제안이다. 이에 대해 은행업권에서는 금리 상한선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한선을 너무 낮추게 되면 상품별로는 금리 왜곡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역마진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은행의 수익성 뿐 아니라 연체율도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향후 당국과 현실적인 개편안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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