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정치 편향성 문제로 비판받는 방송인 김어준씨를 두둔했다가 장애인 비하 논란으로 번진 것과 관련해 사과를 할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전날 성명을 내고 "추미애 전 장관의 '외눈' 발언은 장애안 비하 발언이 맞다"고 밝혔다.
연맹은 "이상민 의원은 장애 당사자이고, 장혜영 의원은 장애인 가족으로 장애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남다른 사회 활동을 해왔다"며 "두 의원의 지적은 장애인의 정서를 알기에 가능했고, 장애인의 마음을 정확하게 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두 의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듣는 이는 불쾌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잘못된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우리 사회는 아직은 의도하지 않은 비하 발언을 어느 정도 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의도가 없었기에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는 행동과 말에는 진정 분노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추 전 장관은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길 바란다. 장애인들은 기다리고 있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추 전 장관의 장애인 비하 공방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과 달리 양 눈으로 보도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한 것에서 시작됐다. 당시 '외눈'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이에 중증발달장애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며 추 전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보행 장애가 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은 26일 "일부 정치인들은 '외눈'이라는 단어만 쏙 뽑아내 '장애인 비하'"라고 하면서 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며 이 의원과 장 의원에게 불쾌감을 나타냈다.
추 전 장관은 국어사전을 보면 "접두사 '외-'는 '혼자인' 의 뜻도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친'이란 뜻도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자신이 '외눈'표현을 한 것이라며 "장 의원과 이 의원은 문맥을 오독하여 제 뜻을 왜곡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차별, 혐오냐 아니냐의 판단 기준은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하다"며 "언론의 편향성이란 부정적 의미에 '외눈'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므로 명백히 비하한 것이고 차별적 언동이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잘못을 지적받았는데도 계속 억지 주장을 하는 건 옹고집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도 "추 전 장관이 저의 발언을 오독하고 있다"며 "'외눈'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눈'이라는 단어를 '양눈'보다 가치가 덜한 것, 편향적인 것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했다"며 바로 그 점이 비하라고 지적하며 추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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