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지난 2일 제주 시내 편의점, 호텔, 주민센터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행패를 부린 50대 주폭이 구속됐다.
전과만 28범에 달하는 A씨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술에 취한 채 편의점에 들어가 업무방해를 일삼은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에는 주민센터에서 기초수급비 관련 상담 중 공무원에 불만을 품고 욕설을 하다 관공서 주취소란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3월에도 역시 술에 취해 한 호텔 카운터 앞에서 2시간 동안 영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특히 동종 범죄로 복역한 뒤 출소한 A씨는 누범기간 중에 이같은 범행을 다시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도망갈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제주지역에서 술에 취한 채 범행을 저지르는 주취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강력범과 폭력범 중 주취 상태인 피의자가 매해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이와 관련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부서 관내에서 발생한 강력사건으로 입건된 피의자 151명 중 36%에 이르는 54명이 술에 취한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폭력범의 경우 2302명 중 725명(31%)이 주취상태였다.
2018년에는 강력범 143명 중 52명(36%), 2019년에는 159명 중 69명(43%)이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주점·식당 등이 밀집해 주취폭력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소를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피의자 체포 시 우선 석방하거나 불구속 처리하는 관행을 지양하고, 지역주민을 상대로 여죄를 탐문하는 등 재범 위험성을 확인하는 종합적 수사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외에도 주취범죄 신고가 집중되는 요일과 시간대, 범죄 다발 지역을 추릴 수 있도록 112신고 내역을 주기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속된 주취사범의 경우 통상적으로 재판을 거쳐 6개월 후 출소하고, 재범율이 80%를 웃돌아 단순검거만으로는 취중범죄를 뿌리 뽑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지속적인 알코올 치료와 상담이 뒤따라야 하지만 관련 예산과 기관시설이 미비한 상태다.
실제 동부서 관내에서 상습 주취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총 81명이지만, 연간 지속해서 치료를 받는 사람은 24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충익 제주동부경찰서장은 이날 주취폭력 종합 치안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제주도는 살인, 강도, 방화 등 주취상태에서 벌어진 강력사건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며 "제주도와 유관기관 등 협업을 통해 알코올 치료와 관련한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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