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1) 유재규 기자 = "어떠한 백신이든 간에 그로 인한 후유증 피해는 국민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사지마비 등 후유증을 겪었다는 간호조무사의 남편 A씨(48)가 한 말이다.
뉴스1 취재진은 27일 A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
A씨는 "AZ백신 접종을 맞은 아내는 애초에 기저질환이 없음에도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왜 이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답답해 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구 소재 한 산부인과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했던 B씨(45·여)는 지난 3월12일 AZ백신을 접종했다.
이후 그는 두통과 고열은 물론, 시야가 좁아지는 '양안복시'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겪었고 같은 달 31일 병원에 입원하자마자 사지마비 증상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B씨의 병명은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으로 항체가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바이러스로 오인해 파괴하는 희귀질환이다.
병원에서도 B씨에게 나타난 병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5~6가지 진료를 실시했지만 모두 '이상없음'(음성)으로 판명났다.
결국 백신접종으로 인한 후유증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의 말이라고 A씨는 전했다.
시력이 크게 떨어지고 의사소통도 안되는 등 B씨의 상태가 온전치 못한 상황 속에서 A씨를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무책임한 정부의 태도였다.
심지어 치료비, 간병비, 검사비 등 1주일치 정산비용으로 400만원의 병원비가 발생하는데 아직도 정부는 A씨 아내가 앓고 있는 병의 인과성 여부가 백신으로 인한 것인지의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지난 23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산재)을 신청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백신으로 인한 후유증이라는 인과성이 밝혀지기 전까지 지급될 수 없다'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사보험으로 처리하려고 했는데 보험사 측에서는 '백신 후유증으로 인한 질병은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 억장이 무너졌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토록 A씨가 부인의 후유증이 백신 때문이라는 것을 강력히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은 B씨가 산부인과에서 간호조무사를 일했다는 점이다.
그는 "기저질환자는 절대로 산부인과에 입사할 수가 없다. 환자를 상대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며 "결국 백신접종으로 인해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이 불 보듯 뻔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를 상대로 하는 싸움은 당연히 힘들다. 다른 사람들이 이상반응을 보인다는 언론을 볼 때마다 정부는 이들을 다 기저질환자로 묶어버리니 결국 내 부인의 얘기만이 아니지 않냐"고 하소연했다.
B씨는 지난 24일 병원에서 퇴원했다. 초기 입원 때보다 다소 호전됐다 하지만 방광 쪽 신경 등이 손상돼 B씨는 현재 기저귀를 차고 생활해야 한다.
그는 또 통원치료를 통해 안과, 신경과 등 6가지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재활치료도 병행 중이다. A씨는 아기가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것처럼 B씨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을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수백만원대 통원치료 비용은 물론, 아내의 재활치료 과정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사람까지 구하는 중인데 당연히 A씨는 AZ백신 접종에 따른 후유증 인과성 결과가 그만큼 절실할 수밖에 없다.
A씨는 "어느날 건강했던 아내가 한순간에 이렇게 됐는데 당연히 인과관계가 없을 수 없다"며 "화이자 백신뿐만 아니라 어느 백신을 가져와도 그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은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어 "지금 '내 아내가 아프다'를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뿐이다"라며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이 향후 어떻게 대처할 수 있게끔 정부가 신속하게 인과성 여부를 판단해 내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후유증 피해로 눈물을 흘릴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닐 것이다. 저는 대의를 보고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글도 작성하게 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AZ접종 후 사지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 입니다'라는 청원글을 올렸다.
그는 "언론보도가 되자 정부는 '해외 사례는 있지만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을 해 억장이 무너졌다"며 "의학자들이 풀어내지 못하는 현상을 의학지식도 없는 일반 국민이 그 인과관계를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 사무실에 '코로나 확진 피해자들은 산재신청을 해주세요'라는 포스터가 있었지만 '아, 백신을 맞지 말고 코로나에 걸리는 게 더 현명했던 거구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다들 '나몰라' 하는 식이다. 백신피해는 국민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다"라며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안전하다' '부작용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대통령의 말을 믿었는데 과연 국가가 있기는 한가"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해당 청원글은 27일 오후 2시 기준 6만4611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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