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대표적인 궁궐 활용 축제 궁중문화축전이 ‘휴식’과 ‘힐링’을 키워드로, 오는 5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5대궁(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과 종묘, 사직단에서 열린다.
지난해 축전이 코로나 상황 속에서 안전하게 만끽하는 ‘즐거움’에 방점을 찍고 관람객의 일상을 격려했다면, 올해 축전은 즐거움에 우리 일상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더해 축전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의미있는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특별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 커피 한 잔에 환경보호와 지역경제활성화까지! 경복궁-덕수궁서 즐기는 ‘고종의 가배’
조선의 26대 임금인 고종 황제는 잘 알려진 커피 애호가였다. 커피는 어지러운 정세 속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안정을 돕는 음료이자, 외국공사 접견 시 근대화된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외교적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궁중문화축전은 이처럼 고종이 마셨던 ‘커피’를 조명하고, 그 안에 담긴 조선 왕실과 궁궐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당시 황제가 마셨던 원두로 블랜딩한 커피를 재현해 관람객에 증정하는 ‘고종의 가배’를 기획했다. 경복궁과 덕수궁에서 각각 진행되며, 5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가배’는 커피의 한자식 발음으로 1852년 윤종의의 벽위신편에 ‘가비’로 처음 등장한 후, 1898년 조선왕조실록 고종 38권과 공식문건에 ‘가배다’ 혹은 ‘가배차’로 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복궁 ‘고종의 가배’는 경복궁 흥례문 광장 내 궁중문화축전 종합안내소에서 운영되며, 날마다 종로구 내에서 당일 구입한 영수증을 지참하여 해당 안내소에 방문한 500명에 한해 증정이 이뤄진다. 지역 소상공인의 코로나19 극복을 돕는 취지인만큼 대형마트나 백화점, 유흥-사치업종 등의 영수증은 제외된다.
경복궁에선 이번 축전을 위해 특별 제작된 ‘어진 포토카드’와 ‘단청 폰스트랩’ 증정 이벤트가 진행되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축전 측은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일러스트 작가 혜강과 협업하여 역대 조선 임금 중 태조, 세종, 정조, 효명세자의 어진에 상상력을 가미한 그림을 포토카드로 제작하였으며, ‘가배’와 함께 임의로 지급할 예정이다. 포토카드와 함께 패키지로 구성될 궁궐 단청의 선명한 색채를 담은 폰스트랩 역시 오로지 축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굿즈다.
GLAC 카페 라떼아트 챔피언십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김시현 마스터가 고종이 즐겨 마셨던 당시의 원두들을 최적의 비율로 블랜딩해 황제의 커피와 비슷한 향취를 담아낸다.
■ 교태전에서 태실까지! 자녀 스물셋을 둔 세종대 태(胎)문화를 담다 ‘궁에서 태어났다궁(宮)’
왕실 일원의 탄생과 왕가의 새 생명은 온 왕실, 나아가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기쁨이자 희망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자녀가 태어나면 국운의 융성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아이의 태(胎)를 신성시 여겼으며, 이후 성대한 축제를 열고 풍수지리적으로 길한 장소를 엄선하여 그곳에 봉안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궁중문화축전은 왕자 열아홉, 공주 넷을 두었던 조선의 4대 임금, 세종대에 풍수지리적으로 최적의 길지에 선정돼 세종대왕자태실이 조성된 경북 성주군과 함께 지역연계프로그램 ‘궁에서 태어났다궁(宮)’을 선보일 예정이다.
궁중문화축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특별 다큐멘터리 ‘궁에서 태어났다궁(宮)’은 왕가에서 많은 탄생의 기쁨을 누렸던 세종 당대의 왕자태실을 중심으로 왕실 내 새 생명의 탄생과 태(胎)문화, 태항아리, 태봉안의식, 길지 선택과 태실 조성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문가의 고증과 지식을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전할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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