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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도 놀란 컬렉션 기증..의료공헌에만 1조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8 17:14

수정 2021.04.28 17:14


1조원대 기부 감염병·소아질환 지원 내용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5000
국립감염병연구소 인프라 확충 2000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3000

[파이낸셜뉴스] 삼성가 유족들이 28일 발표한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와 기부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1조 원대 사재 출연과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도 '역대급'이지만,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를 비롯해 '금동보살삼존상',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등 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미술품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하면서 규모를 더 했다.

■이건희 컬렉션…. 미술계도 깜짝 놀라
이 회장의 유족들이 고인의 뜻에 따라 기증하기로 한 작품은 그 숫자는 물론 가치와 다양성 등의 측면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평가돼 국내외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이번에 기증되는 미술품은 고미술품 2만 1600여 점, 국내외 작가들의 근대미술품 1600여 점 등 약 2만 3000여 점이다. 특히 일각에서 해외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던 서양 유명 근대미술품까지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미술계가 예상하는 가치는 최소 2조5000억 원에서 3조 원대까지도 추산된다.

이 미술품들은 이 회장의 개인적인 취향보다는 '미술사적 가치'를 우선해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이런 고인의 뜻에 따라 미술품들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기 위해 기증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취지에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를 비롯한 고미술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세계적인 서양 작가들의 유명 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근대 미술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각각 기증키로 했다. 또 제주 이중섭미술관, 강원 박수근 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지방 미술관 5곳과 서울대 등에도 유명 작품 143점을 기증키로 했다.

■감염병과 소아질환 지원…. 고인의 뜻
이 회장의 유족들은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 원을 기부키로 했다. 이 중 5000억 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2000억 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 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된다.

또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 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 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 2000여 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 명 등 총 1만 7000여 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는 위원회는 전국의 모든 어린이 환자들이 각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편하게 검사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어린이병원의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전국에서 신청을 받아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어린이 환자를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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