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년 발생한 임진왜란은 일본의 침략으로 시작돼 조선과 명, 일본이 참전한 동아시아 국제전이었다. 조선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명은 국력이 약화돼 명청교체기에 들어서게 됐다. 1636년에 발발한 병자호란은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청의 칩입으로 일어났고 오랑캐로 여기던 청에 굴욕적으로 패배했다. 조선은 두 차례의 전쟁으로 정치, 사회, 경제적 제도가 크게 흔들리는 위기를 맞았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전개과정, 전쟁에 사용된 무기, 전쟁 기록과 전쟁에 대한 기억으로 구성된다.
'전쟁의 무기'에서는 일본군의 신무기 조총과,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조선이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던 화약무기를 소개한다. 조선의 전통적 무기인 현자총통, 승자총통과 시한폭탄에 비견되는 독창적인 무기 비격진천뢰가 전시된다.
'전쟁의 기록'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우의정이었던 류성룡(1542~1607)이 전쟁을 미리 대비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여 남긴 '징비록'과 병자호란으로 가족을 잃고 홀로 남았던 홍익한(1586~1637)의 딸 남양 홍씨(1626~1682)의 고되지만 꿋꿋한 삶이 담긴 묘지명을 만나볼 수 있다.
'전쟁의 기억'에서는 전쟁 후 조선이 두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자 했는지 살펴본다. 민간에서는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영웅소설인 '임진록'이 유행해 전쟁의 상처를 위로했고 송시열은 '삼학사전'을 저술해 청에 끌려가 순절한 3인의 척화신을 추모하고 후세에 길이 기억되도록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전후 조선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전란의 피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18세기 영·정조시대 사회문화적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두 전쟁으로 인해 위기를 겪었던 조선과 그 상처를 보듬고 극복하고자 했던 조선 사람들의 노력을 뒤돌아보고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의 위기와 그 극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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