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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흠결 인사청문' 정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9 18:07

수정 2021.04.30 09:25

[강남시선] '흠결 인사청문' 정국
내달 초로 다가온 인사청문회 시즌을 앞두고 정치권 사정이 다시 복잡해지고 있다. 4·16 개각 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여러 의혹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부동산 해법이나, 청년일자리 대안, 미·중 갈등에서 우리 외교의 방향 등 국가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시급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내각 인사검증 문제가 또다시 여야의 소모적 논쟁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청문회 대상인 한 장관 후보자는 위장전입에 관사테크 논란이 불거졌다. 또 다른 한 후보자는 자녀 이중국적이 문제가 되자 미국 국적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당 당적, 세금, 제자의 논문 표절 의혹 등 날마다 새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임기 말 정부 장관 후보의 한두 가지 흠결은 눈감아주자는 주장도 이번만큼은 힘을 받지 못할 듯싶다.

이번 개각이 현 여권엔 어떤 의미인가. 불과 보름 전 여권이 4·7 재보선에서 참패했다. 선거 직후 당정청 모두가 그간의 국정운영 방식을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개각도 국무총리까지 교체하는 고강도 쇄신 의지를 보이겠다며 내놓은 민심 수습책이었다.

돌이켜보면 문재인정부는 유독 인사 문제로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히는 일이 많았다. 현 정부 집권 중반기를 관통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구태여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사청문회 시즌마다 부실검증 논란에 진영 내부인사들이 자주 등용되는 코드 인사, 인재풀이 적었던 탓에 자구책으로 나온 회전문 인사도 빈번했던 점에서다.

인사파동의 정점은 집권 초였다. 2017년 5월 10일 집권한 문재인정부는 당초 정권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했다. 그러다 보니 야당조차 새 정부 일부 공직후보자의 검증 부족은 그냥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많았다.

그러나 집권 한 달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꼬리를 물고 후보들의 도덕성 논란과 부실검증이 반복되면서다.

당시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혼인신고와 관련한 시비로 자질 논란 끝에 사퇴한 직후였지만 인사파동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시간차를 두고 발표된 공직 후보자들조차 논란이 줄줄이 이어지던 때였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여당 일각에서조차 진보와 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은 폭넓은 인사를 주문했지만 이후에도 탕평인사는 나오지 않았다. 5월에 출범한 정부는 그해 11월까지 1기 내각 구성을 7개월여 만에 매듭을 지었다. 개혁동력이 가장 강력하다는 집권 첫해 인사파동에 발목을 잡힌 정부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만 것이다. 현 정부의 지난 4년은 인사검증을 위한 청문회에서 자주 발목을 잡히다 보니 이미 검증을 받아 청문회 통과가 한결 수월한 정치인 출신 입각도 역대 정권보다 많았다. 이번 개각 직전까지 전체 18명 장관 중 3분의 1인 6명이 국회의원 겸직이었다.

이번 청문회 시즌만큼은 국민이 청문회에서 보고 싶지 않은 풍경도 있을 듯싶다.
대통령이 국회 사정과는 무관하게 최종 임명을 강행하는 예정된 수순이 반복되는 일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은 노무현정부 3회, 이명박정부 17회, 박근혜정부 10회의 전체 숫자와도 비교가 된다.
지난 2월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이 현 정부에서 임명이 강행된 29번째이니 임기가 남은 현 정부에서 기록 경신이 어디까지냐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심형준 정치부장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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