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벌써 27개社 증시 입성
업종대표·대기업계열사 줄이어
대형IPO 상장으로 수급 부담감
"기업가치 평가 왜곡될라" 우려
업종대표·대기업계열사 줄이어
대형IPO 상장으로 수급 부담감
"기업가치 평가 왜곡될라" 우려
다만 공모주 청약시장 과열과 대형 성장기업들의 IPO로 인해 주식시장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IET 일반 공모주 청약에 총 80조9017억원이 몰렸다. 이전 최대 규모인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증거금 63조6198억원보다 17조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시총 1조원 넘는 비상장기업만 8개
최근 IPO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올해 들어서만 27개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코스피가 3개, 코스닥 기업이 24개사다. 시가총액이 1조원을 상회하는 기업만 5개에 달한다. 이 중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시가총액 11조360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상위 33위에 오르며 IPO 시장을 이끌었다.
특히 올해는 카카오뱅크(34조원)를 비롯해 크래프톤(22조7000억원), 비바리퍼블리카(8조2000억원), SKIET(7조5000억원), 야놀자(6조6000억원), 컬리(2조4000억원), 카카오페이지(1조9000억원), 빗썸코리아(1조5000억원) 등 추정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도는 기업들이 대거 상장한다. 이들 8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85조원에 달한다. 올해 상장한 25개 기업의 시총 합계 21조7000억원에 8개 기업을 합하면 100조원을 넘게 된다.
이외 기업가치 50조원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텔레콤 자회사인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M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호반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같은 대기업 핵심 계열사와 야놀자, 티몬, 쏘카 같은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유니콘)들도 내년 상장이 유력한 후보다.
무엇보다 올해 IPO 예정 기업들은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라 상장 후 주도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주도주 기업들의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지난해 빅히트가 상장하기 전에는 같은 업종 내의 경쟁기업들이 밸류에이션 상승 기대로 올랐지만 상장 직전에는 종목 교체 가능성으로 하락했다"면서 "빅 IPO로 업종의 주도주가 바뀌는 과정은 해당 업종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공급과잉으로 시장 부담
이처럼 IPO 초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도 공급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형기업들의 상장은 그만큼 공급이 증가한다는 뜻으로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장한 기업과 상장 예정 기업들의 시가총액 100조원은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4.5%를 웃돈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비상장기업들의 주가 과열로 기업들의 가치평가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경우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15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올 들어 각각 11.9%와 5.4% 오르는 동안 비상장기업 지수는 37.1% 급등한 만큼 비상장기업들이 상장할 경우 국내 증시로 부담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에게도 공모주 과열이 주가 변동성을 높여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부터 균등배분 방식을 시행하면서 개인 물량이 늘어나자 상장 직후 매물을 던지는 단타 매매가 늘어나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이 과열되면서 기관이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으로 가치를 책정하다 보니 공모가는 오르는 반면 상장 이후 주가는 급락해 장기 투자자들이 줄고 있다"면서 "상장 직후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공모주 청약이 어느새 '단타' 투자가 돼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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