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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맥 라이언-맥도날드 줄인 ‘맥날’
‘넵+로봇’ 대신, 소통으로 세대격차·갈등 줄일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넵+로봇’ 대신, 소통으로 세대격차·갈등 줄일 수 있을까?
증권부 X세대 부장 : 밥 먹었니?
산업부 Z세대 기자 : 맥날에서 혼밥이요.
정보미디어부 시니어 기자 : 맥날이 뭐지?
X세대 부장 : 맥날? 맥 라이언?! (카페 BGM)
사회부 M세대 기자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죠? 혼밥은 힐링.
Z세대 기자 : 맥날은 맥도날드입니다. 그런데 맥 라이언은 누구예요?
시니어 기자 : 맥 라이언을 몰라? 앗, 단성사나 피카디리도 모르겠구나.
파이낸셜뉴스 편집국에서 29일 야간근무 도중, 1층 카페에서 음료를 기다리며 이뤄진 대화다. 누군가는 이 대화를 읽은 뒤, ‘피식’ 혹은 ‘풉’하고 웃거나 ‘이게 뭐?’라고 갸우뚱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대화는 아래와 같이 이어진다.
X세대 부장 : 최근에 어느 젊은 기자에게 ‘이성친구 있어?’라고 물었다가 난감했었다.
M세대 기자 : 그 질문 자체가 이성애자를 전제로 했기 때문이죠. 사생활이기도 하고요.
시니어 기자 : 그럼 그냥 ‘오늘의 날씨’만 물어봐야 하나? 너무 정색하며 살면 피곤할 듯.
Z세대 기자 : (조용) / 주문음료 완성, 호출벨이 울린다. 일제히 음료 들고 사무실로 이동.
모두가 불통과 세대갈등을 얘기하는 요즘, 파이낸셜뉴스 독자들이 머물고 있는 학교와 직장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주로 어떤 대화가 이뤄지나요?
최근에는 재택 등 원격근무로 인해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로 사내 의사소통을 하는 일도 늘어나면서, 메신저 대화 중 부장의 말줄임표(...)에 대한 각종 해석이 이뤄지고, “넵, 네, 네엡”만 반복하다 일과를 마치는 직원을 일컬어 ‘넵봇(넵+로봇)’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또 ‘블라인드’ 등 익명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내부 고발까지 실시간 공유되자 조직 구성원 간 불신도 깊어지고 있는데요.
산업부 Z세대 기자와 정보미디어부 시니어 기자가 최근 함께 쓴 기사 주제도 ‘MZ세대 쇼크’였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사무직 공동행동’과 ‘HMG 사무연구 노조’(가칭)를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 임직원 간 성과보상안을 둘러싼 갈등을 취재한 기사였죠. 물론 뾰족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조직도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하지만 X세대 부장, MZ세대 기자들과 함께 회사 카페 1층에서 ‘맥날’과 ‘맥 라이언’, ‘오렌지족’과 ‘압구정날라리’를 얘기하면서 ‘소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키고 있는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에서 제시한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란 문구처럼, 서로에 대한 크고 작은 이야기를 통해 세대 간 장벽이 낮아지면 어떨까요?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그 다음 대화가 이어지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자유롭게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얼죽아(얼어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못 알아들어서 외계인 취급을 받았거나,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계속 찍는 모습이 의아해 구글에서 검색했다가 평균 조회수가 수십만에 달하는 ‘스터디 위드미’ 동영상을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자주 그러합니다.
X세대와 Z세대가 각각 즐기는 모바일 서비스(앱), 취미, 재테크 수단이 궁금할 때는 없나요? 혹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뜨거운 이슈를 놓고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세대 간 시각 차이를 ‘갑론을박’이 아닌 ‘생산적 담론’으로 이어가보는 건 어떨까요? 밀레니얼 세대에 가까스로 포함되는 시니어 기자가 대신 물어보고 취재해 전달하고자 합니다. e메일과 댓글로 다양한 이야기 전해주세요.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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