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반도체 산화막 두께측정' 세계가 국산장비 인정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30 12:00

수정 2021.04.30 12:00

표준과학연구원, 국내 중기 장비 이용해 1나노미터 이하 정밀 측정 기준 마련
표준과학연구원(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표면분석팀이 국산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MEIS)를 이용해 초박막 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표준과학연구원(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표면분석팀이 국산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MEIS)를 이용해 초박막 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국산 장비를 이용해 반도체 산화막의 두께를 측정하는 국제기준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에 최고 수준의 측정 신뢰성을 부여함으로써 외국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소재융합측정연구소 표면분석팀이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MEIS)를 이용해 1㎚(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산화막의 절대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중소기업 케이맥(주)이 개발한 MEIS는 국제도량형위원회(BIPM) 물질량자문위원회(CCQM) 공동연구인 파일럿 연구에서 나노박막 두께측정의 새로운 기준으로 인정받았다.
엑스선반사측정기(XRR)에 의한 기준 두께 결정에 문제가 발생해, 세계 국가측정표준기관 전문가들의 협의를 통해 MEIS를 활용해 기준 두께를 결정한 것이다.

이 기술은 국제회의에서 하프늄산화막의 기준 두께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채택되는 등 국제기준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KRISS 김경중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의 핵심은 반도체 산화막의 초정밀 절대 두께를 측정할 수 있는 국산 첨단 측정 장비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준과학연구원(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표면분석팀이 국산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MEIS)를 이용해 초박막 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표준과학연구원(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표면분석팀이 국산 중에너지이온산란분광기(MEIS)를 이용해 초박막 두께를 측정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반도체 집적회로 제조 공정에서는 기판 산화막을 얇고 균일한 두께로 제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산화막은 표면을 보호함과 동시에 전자의 이동을 조절하는 등 반도체의 전자특성 및 회로설계의 핵심적 기능이다.

지금까지 반도체 공정에서는 투과전자현미경(TEM), 분광타원계측기(SE), XRR 등으로 산화막 두께를 측정했다. 문제는 이렇게 측정한 산화막의 두께가 실제 두께와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동안 반도체 산화막 두께측정의 기준으로 활용되던 XPS의 경우 측정 기준으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것을 밝혀내고, MEIS를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두께측정에 대한 체계적인 비교 연구를 통해 MEIS의 경우 XPS와 다르게 두께 결정 기준이 변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김경중 책임연구원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수율을 높여 국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측정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서페이스 사이언스(Applied Surface Science)'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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