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프로축구 기성용 선수(32·FC서울)의 부친 기영옥 전 광주 FC 단장(65)이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성용도 조만간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를 벌이고 있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따르면 기 전 단장은 지난 29일 광주경찰청에 출석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농지법 위반 관련 조사를 받았다.
당초 기 전 단장은 지난 28일 오전 10시부터 광주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조사 일정을 하루 미뤘다.
앞서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는 기씨 부자를 농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왔다. 기 전 단장과 기성용은 2015∼2016년 영농계획서를 내고 광주 금호동 일대 토지를 총 58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기성용은 영국에서 활동 중이어서, 기씨 부자가 허위로 영농계획서를 제출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또 기성용 선수 명의의 농지 중 일부가 민간공원 틍례사업 부지에 포함되면서 보상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보상액은 매입가의 두 배 이상인 약 12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기 전 단장의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으나, 토지 획득 경위와 영농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농지법 위반 혐의 외에 다른 혐의 여부도 추가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기 전 단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성용에 대한 소환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기성용 선수의 소환 일정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씨 부자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기 전 단장은 "아들 이름으로 축구센터를 운영하는 게 내 꿈이었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일 뿐"이라면서 "불법이 되는 줄 잘 몰랐던 점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샀다는 말을 듣는 건 너무 억울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기성용도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16년 아버지의 제안을)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며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조차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수사에도 진실하게 잘 임하겠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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