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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여성들, 1년간 소득 8000억달러 감소...98개국 GDP 맞먹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1 06:16

수정 2021.05.01 06:16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적 충격이 남성들보다 육아부담이 집중된 여성들에게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적 충격이 남성들보다 육아부담이 집중된 여성들에게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여성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소득 감소폭이 8000억달러에 이르렀다. 98개국 국내총생산(GDP) 합계를 넘어서는 규모다.

CNBC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구호단체 옥스팜 인터내셔널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많이 실직했고, 실직 위기에서 벗어난 이들도 육아와 재택근무 압박이라는 이중의 부담 속에 육아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남성들에 비해 훨씬 더 기력을 소진했다.


옥스팜은 지난 한 해에만 전세계 여성들 가운데 6400여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혔다. 여성 취업자 가운데 5%가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반면 남성 가운데 실직자 비중은 같은 기간 3.9%로 여성보다 1.1%포인트 낮았다.

남성보다 높은 실직비율로 인해 여성들은 지난해 최소 8000억달러 소득이 줄었다.

여성들의 소득 감소폭 8000억달러는 전세계 98개국의 연간 GDP 합계보다도 많은 규모라고 옥스팜은 지적했다.

개브리엘라 부처 옥스팜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적 충격이 여성에게 훨씬 더 심각하다"면서 "이는 여성들이 임금은 낮고, (복지)혜택은 거의 없으면서도 최소한의 직업 안정성만 갖추고 있는 분야에 (남성들보다) 더 많이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부처 사무총장은 그러나 이마저도 '보수적인 추산'에 불과하다면서 가정부 등 가사업무, 의류직종 종사자 등 '비공식 경제'에 종사하는 수백만 여성들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비공식 경제 종사자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큰 폭의 임금 삭감과 근무시간 단축을 겪고 있다.

전세계 의료·복지 부문 인력의 약 70%가 여성으로 이들 상당수는 필수업종 종사자들이지만 임금은 낮은 축에 속한다.

미국의 경우 저임금 산업 40개 업종 종사자 2220만여명 가운데 여성이 절반 이상인 64%를 차지한다. 이들은 웨이트리스, 계산원, 보육사, 가정부, 가정방문 간호조무사, 호텔 직원 등으로 시급이 12달러에도 못미친다.

여성들의 감원 역시 남성보다 규모가 크다.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까지 1년간 미국에서 해고된 이들은 남성이 180만명인데 반해 여성은 230만명을 웃돌았다. 남성이 취업자 수에서 여성을 크게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심각한 감원 압박에 놓여 있음을 뜻한다.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보육원, 학교 등이 문을 닫은 것도 여성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육아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여성들은 감원과 육아부담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옥스팜의 부처는 "모든 대륙의 모든 나라에서 여성들은 소득 감소와 함께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심각한 육아 부담 폭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린인 앤드 매킨지 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 부담은 남성들에 비해 여성이 3배 이상 많이 지고 있다.

또 팬데믹 이후 심각한 육아부담이 자신의 경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답한 엄마들은 그렇다고 답한 아빠들보다 2배 많았다.


지난해 9월 미국내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인 여성 4명 가운데 1명이 팬데믹 이후 높아진 육아부담으로 인해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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