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지난 29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가 4명의 후보를 압축했으나 누구도 유력하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이번주 중 총장 제청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검찰개혁'과 '정치적 중립성'을 모두 만족시킨 인물이 결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김오수 전 법무부차관(58·사법연수원 20기), 구본선 광주고검장(53·23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59·23기),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56·24기) 중 1명을 이르면 이번주 초 문재인 대통령에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앞서 30일 박 장관은 "다음주 중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 대통령께 검찰총장 임명을 제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력한 후보는 있지 않다"며 "전체적으로 숙고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후보추천위 내부에서도 4명의 후보에 대해 "누가 돼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일각에선 복수 제청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제청을 '단수'라 해석하는게 일반적이고 '복수 제청'은 추천과 다를 바 없어 제청의 의미를 흐린다는 법조계의 비판이 강해 가능성이 낮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앞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차장 후보를 복수 제청하겠다고 공언해 비판을 받았다.
후보추천위 회의 1차 투표에 조남관 차장이 7표를 얻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고, 배성범 원장이 5표로 그다음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2명을 추가로 결정하는 2차 투표에선 구본선 고검장, 김오수 전 차관이 5표 이상을 얻어 차례로 후보군에 올랐다고 한다. 구 고검장의 득표 수가 더 많아 결과적으로 4명 중 김 전 차관이 가장 적은 지지를 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장관은 각 후보별 득표 수에 "관심 갖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가장 우선하는 고려 기준으로 '검찰개혁과 정치 중립성'을 꼽았다. 아울러 '검찰의 탈정치화' '정치검찰의 탈피'를 재차 강조했다.
조남관 차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혼란스러운 조직을 잘 이끌어 검찰 내 신뢰도가 높다. 한때 친정부 인사로 꼽히며 서울동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는데, 윤 전 총장 징계 사태에서 추미애 전 장관에 징계청구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 행렬에 동참하며 각을 세웠다.
박 장관 취임 이후엔 검찰 인사에서 "핀셋인사는 안 된다"고 공개 비판하거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에 대한 대검 부장회의 수사지휘를 수용하면서도 고검장들을 참여시키는 절충안을 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한 기수 낮은 24기로, 훗날 검찰 인사에서 이 지검장 옷을 벗거나 밀려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법조계에선 이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유임설, 서울고검장 승진설이 오르내린다.
김오수 전 차관은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연이어 보좌하고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공정거래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고위직 하마평에 여러 차례 올랐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과 검찰개혁을 잘 이해할 만한 인물로 유력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이 차관 재직 시절 조국 수사 관련 '윤석열 총장 배제 수사팀'을 대검 간부에 제안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여 검찰 내 신망이 낮다. 박 장관보다 연수원 기수가 세 기수 높은 20기라는 점도 껄끄러운 부분이다. 실제로 박 장관은 김오수 전 차관 유력설에 "유력하면 심사숙고할 이유가 없죠"라고 일축했다.
후보추천위 회의 1차 투표에서 조남관 차장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었던 배성범 원장은 온화하고 무난한 인물로 알려져있는데, 전직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조국 수사,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이끌어 청와대로선 되도록 피하고 싶은 카드란 평가를 받는다.
구본선 고검장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천 출신으로 지역색이나 정치색이 옅은 데다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박 장관과 연수원 동기로 친분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다만 과거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징계 철회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적 있다는 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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