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시민단체 2곳 경찰 국수본에 고발장 접수
범인은닉·자격모용 작성 사문서 행사 교사 등
유령수술 환자 2명 사망사건서 부적절 자문
[파이낸셜뉴스] 유령수술로 환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에서 병원 측에 법률자문 논란을 일으킨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에 고발됐다. 환자 2명이 의사 자격 없는 이들에게 수술을 받다 사망에 이른 사건으로, 유 의원이 실제 수술하지 않은 의사가 수술한 것처럼 수사기관에 진술하라는 취지로 조언한 녹취록이 공개된 상태다.
범인은닉·자격모용 작성 사문서 행사 교사 등
유령수술 환자 2명 사망사건서 부적절 자문
■'유령수술 은폐' 녹취파문, 경찰 고발
환자권익연구소와 의료범죄척결 시민단체 닥터벤데타는 3일 오전 11시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유상범 의원을 사문서 행사 교사 및 허위작성 진료기록부 행사 교사, 범인은닉 교사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을 낸 이나금 환자권익연구소장은 2016년 공장식 유령수술로 숨진 고 권대희씨 모친으로, 지난 2019년 변호사로 활동하던 유 의원에게 권대희 사건을 맡기기도 한 인물이다.
단체는 고발장에서 “유상범은 2018년 6월경 법률자문을 의뢰한 의뢰인에게 형법상 자격모용 사문서, 의료법상 허위작성 진료기록부를 행사하는 방법을 통한 범인은닉을 교사해 의뢰인이 저지른 유령수술 연쇄사망사건의 형사책임을 면탈시켜주려는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관변호사의 지위를 악용해 대한민국의 사법질서를 훼손하는 자에 대한 엄벌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돼 고발조치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2018년 말 유령수술로 환자 2명을 사망케 한 병원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됐다.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유 변호사는 해당 병원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실제 수술을 한 자격 없는 사람 대신 정식 의사가 수술을 한 것처럼 꾸미라고 조언했다.
유 변호사는 병원 관계자에게 “나에게 들은 거 아니야”라고 선을 긋는 모습까지 보였다.
국회와 의료계에선 비판이 잇따랐다. 유 의원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란 점도 논란거리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인 ‘처럼회’는 지난달 “유상범 변호사가 대리수술 사망사건을 덮기 위해 내놓은 수법은 일지 조작 같은 증거인멸부터 범인 은닉 등 사건 은폐 행위가 총망라돼있다”고 지적하면서 “국회는 유 의원에게 제기된 범인 은닉 변호 의혹을 밝히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유족·변호사 진정 잇따라··· 변호사 자격 박탈?
대한변호사협회가 유 의원의 징계절차에 착수할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초 변협은 본지 질의에 “유상범 회원 사건에 대해 언론보도만 있으므로 대한변협이 징계조치 또는 입장발표는 시기상조”라며 “수사기관의 징계개시신청 또는 징계가 필요하다는 지방변호사회 조사위의 결정을 받으면 대한변협 조사위는 필요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온 바 있다.
이후 일부 변호사들에 의해 변협에 유 의원에 대한 진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변호사회에도 유족들의 진정이 접수된 상태다.
김선웅 닥터벤데타 대표는 “한국에서는 특히 건강보험 비급여 수술분야에서 범죄수술이 만연해 왔다”며 “희생자들이 속출함에도 불구하고 범죄수술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의료범죄자가) 유령수술이나 무단장기적출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그 돈으로 전관변호사를 선임해 일반 의료사고로 조작해 형사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가 된) 대화내용은 정상적인 법률자문이나 재판 대책회의가 아니라, 현행 형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위법한 사문서작성과 행사, 그리고 교사행위에 대한 것”이라며 “범죄수술 카르텔을 붕괴시키고 정상적인 법치수술실을 되찾기 위해서는 그들의 실체를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고, 그들이 저질러온 범죄행위들이 의법조치돼야 하기 때문에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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