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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콕 집어 ‘최하점’···강원도 국립대 조교 ‘채용비리’ 의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4 13:38

수정 2021.05.04 18:46

보건복지대 학장 “특정학교 출신 배제해라” 1명에게만 최하점
면접 참가 교수 “내가 매긴 점수 확인케 해 달라” 주장하자
특정감사 실시..감사 결과 발표는 돌연 연기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강원도의 한 국립대 간호학과 내부에서 조교 채용비리 폭로가 나왔다. 이 학교 간호학과가 소속된 보건복지대 학장이 특정 대학 출신을 배제하라고 했다는 주장인데 학장은 이를 부인했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살펴보면, ‘강원도 OO시 국립대 간호학과, 조교태움, 입시비리, 채용비리, 감사비리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지난달 27일 게시됐다.

이 글에서 작성자가 언급한 문제 중 조교채용 관련 주장들을 종합하면 해당 대학 간호학과 조교 채용은 지난 3월 18일 진행됐다. 면접 심사는 학장, 학과장, A교수가 맡았다.


문제는 학장이 지원자 3명 중 B씨에게만 최하점을 줬다는 사실이다. 다른 지원자 2명은 학장으로부터 각각 최고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는데, B씨에게만 유독 다른 지원자들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수가 부여된 것이다. 학장은 앞서 서류 평가에서도 B씨에게 최하점을 줬다.

이와 관련 해당 대학 보건복지대 학장은 파이낸셜뉴스에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스펙과 면접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기준에 따라 (점수를)부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면접에 학장과 함께 면접관으로 들어간 학과장과 A교수는 B씨에게 모두 고점을 매겼다. 다른 두 면접자에게 준 점수를 웃돌았다. 면접관 2명이 최고점을 준 B씨가 학장의 채점으로 꼴찌로 강등된 것이다.

청원글 작성자는 “학장은 면접 전 학과장에게 특정 대학 출신을 뽑지 말라고 했다”면서 “실제 (본인은) 해당 대학 출신에게 모든 평가에서 최하점을 줘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B씨는 현재까지도 자신이 최하점을 받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게 청원글 작성자 설명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이후 A교수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커졌다. 조교에게 면접 채점표를 받아 든 학과장이 다른 지원자들과 현격히 차이나는 점수를 이상히 여겨 이를 자신에게 전달했다는 게 A교수 설명이다. 이에 A교수는 해당 조교에게 자신이 매긴 점수를 다시 확인하겠다며 채점표를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이 조교가 학장에게 ‘A교수가 채점표를 수정하려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이를 들은 학장과 총장은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며칠 뒤 조교 채용비리 관련 감사를 실시한다는 총장 명의 공문이 내려와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특정감사가 실시됐다.

이에 A교수는 억울함을 토로하며 “학과장으로부터 (학장이) 특정 지원자에게 최하점을 줬다는 말을 들었고, 면접이 한 사람당 5분 정도만 진행된 터라 혹시 잘못 채점했을 우려에 재확인할 필요가 있어 조교에게 채점표를 가져다달라고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학장은 “이미 끝난 사안에 대해 다시 확인하겠다고 해서 (A교수가)수정 의도가 있다고 봤고, 학장으로서 (총장께)보고를 드렸다”고 감사 배경을 설명했다.

감사 결과 발표는 4월 30일로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신 이날 ‘행동강령 신고 관련 조사 계획’이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신규 조교 채용 및 대학원 입시 관련 부정행위를 밝히겠다는 취지로, 5월 3일부터 14일까지 이뤄진다.

한편 A교수는 지난달 19일 국가권익위원회에 조교 채용비리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같은 날 교육부에 고충 심사를 요청했다.
3일 뒤인 22일에는 학장을 업무방해, 무고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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