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한다. 가결될 경우 오는 11일부터 총파업에 나선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6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투쟁 여부를 묻는 투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투표 결과는 저녁 8시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투표 결과에 따라 향후 방향을 정해 보도자료를 배포할 방침이다. 투표에서 총파업이 가결될 시 11일부터 택배사를 상대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 다만 파업 때까지 약 일주일간 최후 교섭 기간을 두고 마지막까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둘 계획이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파업의 형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며 "다만 파업 대상이 택배사이기 때문에 특정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쟁의 행위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불편이 초래될 수 있지만 지속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업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문제해결의 주체인 택배사가 나서 저상차량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나서서 저탑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지난 1일 전체 대의원들의 투표를 거쳐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의원 재적인원 402명 중 371명이 투표했고, 282명(76%)이 찬성했다. 반대는 88명, 무효는 1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 측이 지난달 1일부터 단지 내 지상도로에서 택배차량을 비롯한 차량 통행 금지를 시작하면서 촉발됐다. A아파트 측은 긴급차량 등을 제외하고 모두 지하주차장을 통해 이동하도록 했다.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택배 차량(탑차)은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 높이(2.3m)보다 차체(2.5~2.7m)가 높아 진입 자체를 할 수 없다. 이에 택배기사들이 단지 앞에 택배를 놓고 가 수백개의 상자가 쌓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택배노조는 A아파트에 대해 '갑질'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택배노조는 A아파트 앞인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1번 출구와 중구 CJ대한통운사 앞에 각각 농성장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A아파트 측은 택배노조 소속 기사 2명이 지난달 13일 아파트에 들어가 호소문을 집 앞에 붙였다며 주거침입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아파트 내에 입장문을 게재하고 택배노조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A아파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