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벌써 4번째 백신을 내놓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국의 백신을 두고 “칼리시니코프(AK)-47 소총만큼 믿을만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6일(현지시간) 타티아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와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 백신의 안정성을 자랑했다. 그는 “러시아의 의약품은 말 그대로 수십 년 동안 사용했던 기술과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됐다”며 “러시아 백신들은 매우 현대적이고 최신 제품이며 의심할 필요 없이 보다 믿을만하고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러시아 백신은 AK-47 돌격 소총만큼이나 믿을만하다”며 “이 표현은 우리가 아니라 유럽 전문가들이 먼저 한 이야기다. 그리고 내 생각에 그들은 확실히 옳다”고 강조했다.
1947년 옛 소련 공학자 미하일 칼리시니코프가 발명한 AK-47 소총은 간단한 작동방식과 저렴한 가격, 튼튼한 내구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세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소총이기도 하다.
푸틴은 “글로벌 플랫폼들이 미국의 모더나 및 화이자 백신, 기타 서방 백신을 지지하기로 한 것 같은데 해당 제품들이 현재 백신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알기로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 및 서방의 백신을 두고 완전히 혁신적이며 현대적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푸틴은 “백신의 성과는 수십년에 걸친 사용과 결과 분석이 이어져야 실제로 알 수 있다”며 러시아 백신들이 “수십년간 써 왔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스푸트니크V’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한 러시아 정부는 이후 2개의 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승인했으며 6일에는 4번째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승인했다. 스푸트니크 라이트는 스푸트니크V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했고 1회 접종만으로 면역 효과가 생긴다고 알려졌다. 스푸트니크 라이트도 앞서 스푸트니크V와 마찬가지로 3차 임상시험 완료 이전에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 12월 5일~지난달 15일까지 러시아 임상시험 결과 79.4%의 효능을 나타냈다.
한편 91.6%의 효능을 보인 스푸트니크V는 유럽 각국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 전문가이자 오스트리아 전염병 및 열대 의약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플로리안 탈람머 교수는 푸틴의 이번 발언 이전에 AK-47 소총을 언급했다. 그는 현지 일간지 크로넨 자이퉁과 인터뷰에서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의 AK-47 소총같다. 단순하고 믿을만하며 효과적이다”이다 고 칭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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