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답정너'식 야당 공격
지난 4일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던 날 대상 부처에 소속된 한 공무원이 던진 말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해명은 뒷전이고 아전인수격으로 각종 의혹만 추궁하면 그 누구도 버티지 못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비록 넋두리처럼 한 말이지만 충분히 수긍 가능했다.
대한민국에서 국무위원이 되려면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따라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성을 검증한다. 여기서 문제는 장관 후보자들이 티끌만큼의 도덕적 흠결이 없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그런 사람이 드물다는데 있다.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최근 진행된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적어도 교수 출신은 앞으로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연구 결과를 인정을 받아 해외 학회에 참석하면서 가족을 동반했다면 외유성 출장으로 공격받는다. 경비를 각자 계산했더라도 비용 절감을 위해 가족이 같은 방을 사용했다면 끝이다. 현재 대학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교수 가운데 이 같은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논문 표절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표절은 타인의 아이디어, 연구내용, 결과 등을 적절한 인용 없이 사용하는 행위다. 그런데 논문 발표 시기나 방식, 저자의 순번, 인용 표시 유무에 각종 억측을 덧붙이면 답은 두 가지 밖에 남지 않는다. 교수인 본인이 표절을 했거나 반대로 논문에 참여했던 제자 혹은 동료가 표절을 한 것이다. 당초 성립되지 않는 공식을 세우고 두 가지 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하면 어떤 답을 골라야 할까.
앞서 언급된 내용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펼쳐진 야당의 공세 방법이다. 물론 임 후보자가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깨끗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짜놓은 프레임에 맞춰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결과를 청문보고서 채택 불응 이유로 드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임 후보자의 해명도 듣지 않던 모습이 기억난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해명이 무슨 소용 있을까. 야당의 이번 공세가 먹힌다면 앞으로 교수 출신 장관은 영원히 찾아볼 수 없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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