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아토피 앓던 실험쥐에 선퇴 먹여 호전시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8 08:23

수정 2021.05.08 08:23

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 속 선퇴 효능 과학적 입증
전통의서인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서는 선퇴가 피부 감각이 둔화되고 몹시 가려운 증상 등의 피부질환을 치료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의학연구원 제공
전통의서인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서는 선퇴가 피부 감각이 둔화되고 몹시 가려운 증상 등의 피부질환을 치료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의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실험쥐에 매미허물인 '선퇴' 추출물을 먹여 상태를 호전시켰다. 전통의서인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서는 선퇴가 피부 감각이 둔화되고 몹시 가려운 증상 등의 피부질환을 치료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약자원연구센터 임혜선 박사팀이 선퇴 추출물의 아토피 피부염 억제 효과와 그 작용 현상을 동물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결과, 선퇴 추출물을 먹인 실험쥐는 피부염을 앓는 부위를 덜 긁었으며, 각질두께가 줄어들었다. 또한 실험쥐 몸속에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도 줄어들었다.


임혜선 박사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국소용 스테로이드제는 이차감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안전성이 검증된 천연물 한약재 선퇴의 아토피피부염 개선 효능 규명은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선퇴 추출물이 염증복합체 'NLRP3' 활성을 억제해 염증유발인자가 생기는 것을 줄이고, 표피 두께와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등 아토피 피부염을 개선했다. 한의학연구원 제공
선퇴 추출물이 염증복합체 'NLRP3' 활성을 억제해 염증유발인자가 생기는 것을 줄이고, 표피 두께와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등 아토피 피부염을 개선했다. 한의학연구원 제공
아토피 피부염은 과민성 면역반응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진 만성 알레르기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소양증, 피부 건조증, 습진 등 증상을 동반한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선퇴의 유효성 검증 연구를 진행했다.

동물실험은 먼저 실험쥐에 집먼지 진드기를 피부에 발라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켰다. 이후 선퇴 추출물을 6주간 먹여 증상 개선 여부를 관찰했다.

가려움증 행동평가에서 아무 처치를 하지않은 실험쥐는 긁는 시간이 69초였다. 반면 선퇴 추출물을 먹인 실험쥐는 평균 33초로 긁는 시간이 2배 이상 줄었다.

또,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실험쥐는 18.60㎛에서 116.60㎛까지 피부각질이 두꺼워졌다. 실험쥐에 선퇴 추출물을 먹인 결과 각질 두께가 35.80㎛까지 줄었다. 각질이 3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의 작용 현상을 확인하기위해 실험쥐에게서 일어난 면역반응 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외부인자로 인한 위험신호를 잘못 인식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염증복합체 'NLRP3'의 활성이 선퇴 추출물 투여로 완화됐다. 또 NLRP3 활성때 촉진되며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흉선 기질상 림포포이에틴 △인터루킨-1베타 △인터루킨-4 △인터루킨-8 등 염증성 사이토 카인이 감소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개선된다는 현상을 확인했다.

문병철 한약자원연구센터장은 "곤충, 벌레 등 동의보감 충부편에 기록돼 있는 한약자원은 잠재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유효성이 검증된 한약재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만성·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수명(Oxidative Medicine and Cellular Longevity)'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한의학연구원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고있는 곤충, 벌레 등을 포함한 동의보감 속 충부 약재의 치료 효능을 실험을 통해 규명하며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그 일환으로 동의보감에 경련·경직 증상 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기재된 선퇴가 파킨슨병으로 유발된 행동장애를 개선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밝힌 바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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