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GS25 디자이너 "메갈도 일베도 아냐.. 전, 평범한 워킹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0 07:14

수정 2021.05.10 07:14

GS25 디자이너 "메갈도 일베도 아냐.. 전, 평범한 워킹맘"

'집게 손' 논란을 일으킨 편의점 GS25의 행사 포스터에 대해 해당 포스터를 디자인했다고 밝힌 A씨가 "건전한 사상을 가진 회사의 임직원들이 홍보를 위해 만들어낸 이미지가 메갈이나 페미의 상징으로 찍히고, 말도 안 되는 억측으로 몰아가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1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A씨는 "저는 아들이 있고 남편이 있는 평범한 워킹맘으로 남성혐오와는 거리가 아주 멀고, 그 어떤 사상을 지지하지도 않는다"면서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서는 고객·경영주·영업관리직·디자이너 등에게 사과했다.

그는 "더 일찍 제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으나, 회사에서 내부 사정과 개인신상 보호를 이유로 저를 드러내지 말라고 했고, 독단적인 행동이 더 큰 피해를 가져올까 봐 나서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터의 손과 소시지는) 이벤트에서 육류가공품이 중심이라 소시지를 생각하게 됐다. 지난해 사용했던 소시지 일러스트가 있었고, 손 일러스트도 각종 이벤트를 위해 다운받아놓은 소스나 이미지"라며 "그 손의 이미지가 메갈(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이나 페미(페미니스트)를 뜻하는 손의 표식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소시지를 포크가 아닌 손으로 집어 먹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이벤트 페이지를 디자인하다 보니 다운받아 놓은 소스를 바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논란이 된 별자리 이미지에 대해서도 "지난해 11월 사전캠핑 이벤트에서 가져온 소스"라고 했고, 포스터 속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 영어 단어 끝부분을 조합하면 해당 커뮤니티 이름(m·e·g·al)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선 "행사 담당자가 준 문구다. (포스터) 페이지에서 어색하지 않도록 오른쪽 줄 맞춤을 하다 보니 해당 논란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저로 인해 오해를 사고 있는 다른 디자인팀 디자이너들의 소식을 들었다"며 "더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마음에서 글을 쓴다. 디자이너 신상 캐기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저는 페미나 메갈, 일베 등 어떠한 사상도 지지하지 않는,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둔 워킹맘”이라며 “이번 일로 인해 많이 기분이 상하고 상처를 입은 고객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앞서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지난 2일 캠핑 관련 경품 행사를 홍보하는 포스터에 급진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와 유사한 손가락 모양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두고 남성 중심의 이른바 남초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라는 비난이 일며 GS25 불매운동까지 벌어지자 GS리테일 측은 해당 포스터를 수정하고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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