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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소득불평등 심화...1분위 소득 급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0 12:00

수정 2021.05.10 18:44

한은,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분석
"코로나 이후 소득불평등 심화...1분위 소득 급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가구소득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저소득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10일 한국은행이 BOK이슈노트를 통해 공개한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연구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을 측정하는 '하위 10% 소득 대비 중위소득의 배율'이 지난 2019년 5.1배에서 2020년 5.9배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2020년 2·4분기부터 4·4분기와 2019년 같은 기간을 비교한 수치다.

코로나 이후 '고용충격+소득충격'
이처럼 소득 불평등이 증가한 것은 이 기간동안 1분위 가구 소득 감소율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9년 2·4분기에서 4·4분기 대비 2020년 같은기간동안 1분위 가구의 소득 감소율은 무려 17.1%에 달했다. 같은 기간 2분위 소득이 5.6% 줄어들고, 3분위는 3.3%, 4분위 2.7%, 5분위는 1.5% 각각 줄어든 데 비해 큰 감소폭이다. 일시휴직 영향으로 소득이 확 줄어들면서 1분위 소득 급감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같은 가구소득 불평등 확대는 비취업가구가 증가하는 고용충격과 저소득 취업가구의 소득이 줄어드는 소득충격이 함께 작용하면서 발생했다. 우선 고용충격 요인은 36.2%로 30~54세 핵심노동연령층 내에서 보면 절반 수준인 46.3%까지 상승했다. 코로나 이후 소득 분위 중 비취업가구인 실업과 비경제활동 비중은 8.7%포인트 상승하고 핵심노동연령층에서는 10.4%포인트로 상승률이 높아졌다. 고대면(대면 접촉이 많은) 일자리 가구 중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임시 일용직과 육아부담이 큰 유자녀·여성가구 가구주의 실직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취업가구의 경우 취업가구에 비해 소득이 크게 낮기 때문에 비취업가구의 비중 상승은 1분위 소득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소득 1분위 중 비취업가구의 소득은 취업가구 소득의 45.6% 수준인데, 핵심노동연령층 내에서는 이 수치는 18.4%에 불과해 핵심노동연령층 중 비취업가구의 비중 상승이 하위소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 소득 2~4분위와 5분위에서는 고대면 일자리 가구의 비중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나, 소득 1분위 가구의 비중은 2020년 2·4~4·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8.9%포인트 하락했다.

고대면·1분위 소득 감소폭 커
취업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가구의 소득을 보면 소득 분위 중 고대면 일자리에 종사하는 자영업 가구 유자녀 여성가구의 소득 감소가 중하위소득 간 격차 확대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 이후 고대면 일자리 종사 자영업 가구와 유자녀·여성가구의 소득은 각각 29.1%, 23.1% 감소했다는 것이다.

소득분위별·대면접촉도별 소득증감률에서는 1분위와 고대면 직종의 소득감소률이 컸다.
2020년 2·4분기부터 4·4분기 1분위 소득감소율은 고대면 직종에서 17.6%에 달했는데 고대면 이외 직종에서는 8.8%로 나타났다. 이 기간 2~4분위는 고대면이 5.0%줄고 이외 직종이 1.1% 줄었고, 5분위에서는 고대면은 오히려 1.3% 소득이 늘고 이외 직종만 3.1% 소득이 줄었다.


한은 조사국 송상윤 과장은 "코로나로 인한 가구소득 불평등 확대 현상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자영업의 추가적인 고용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과 자녀가 있는 여성가구의 경력 단절에 따른 성별 소득격차 확대는 향후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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