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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헬스케어타운 병원유치 문낮출까… 영리병원 논란이 변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0 14:00

수정 2021.05.10 18:11

하위 지침 '대지·건물 임차 불가'
JDC, 道에 요건 완화 요청하자
7년이상 임차 조건부 허용 검토
시민단체 "의료공공성 훼손될것"
道측 "분사무소만 허용 문제없어"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투자진흥지구 전경 JDC 제공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투자진흥지구 전경 JDC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문대림)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의료기관 유치 활성화를 위해 의료법인 설립 지침을 완화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하고 나서자, 시민사회단체에서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을 우회해 설립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기본재산으로 임차하지 않은 대지와 건물을 해당 법인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서귀포시 토평동 소재 제주헬스케어타운 투자진흥지구는 유원지·관광단지로 지정돼 국토계획법상 사업시행자인 JDC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이곳에다 의료법인을 설립하려는 자는 토지를 매입할 수 없어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는 게 JDC의 입장이다.

반면 시민단체에선 의료의 공공성이 훼손되면서 영리병원 개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JDC는 지난 2월 헬스케어타운 내 의료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현행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지침' 개정을 요청했다.

JDC 측은 "상위법인 '의료법'에서는 의료기관 개설에 시설과 자금 보유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의료기관 개설·의료법인 설립 운영 편람'도 의료기관 건립에 필요한 대지와 건물 확보를 규정하고 있지만, 하위 지침인 제주도의 '의료법인 설립·운영 지침'만 대지·건물 임차 불가를 규정했다"며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도 같은 달 임시회를 통해 도에 지침 변경 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이에 따라 JDC 측과 관계자 회의를 거쳐 지침상 '기본재산'에 분사무소로 헬스케어타운 내에 임차기간 7년 이상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개설하면, 조건부로 허가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또 의료법인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주사무소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운영하지 않을 경우 분사무소 허가 불가 조항 추가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의료 영리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의료법인이 임차 건물에 입주할 경우 각종 영리행위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 우회적인 영리법인 개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개정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헬스케어타운 내 입주 의료법인에 대한 특혜 시비와 형평성 문제로 의료체계 혼란을 가져오고, 부실한 의료기관 난립으로 도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는 이에 대해 "지침이 개정되더라도 영리병원을 우회해 개설할 수 없을 것이며, 사무장 병원 등 병원이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병원급 이상 분사무소 개소만을 허가하도록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JDC 측도 "제주도가 검토 중인 의료법인 임차 출연 허용지침 개정안은 국내 의료법상 비영리법인의 임차 출연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영리병원과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부산광역시와 강원도에서도 임차 출연을 허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시민단체의 주장과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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