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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남혐 논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0 18:00

수정 2021.05.10 18:07

논란이 된 편의점 GS25 광고 포스터. 맨 왼쪽이 처음 포스터로 손모양이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남성 비하' 이미지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GS25 측은 1차 수정(가운데)을 거쳐 최종 수정된 포스터(오른쪽)을 내놓았다. /사진=뉴시스1
논란이 된 편의점 GS25 광고 포스터. 맨 왼쪽이 처음 포스터로 손모양이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남성 비하' 이미지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GS25 측은 1차 수정(가운데)을 거쳐 최종 수정된 포스터(오른쪽)을 내놓았다. /사진=뉴시스1
'메갈리아(Megalia)'란 여성 혐오를 그대로 남성에게 되돌려준다는 운동을 펼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이름이다. 메갈리아란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여성주의 소설인 '이갈리아의 딸들'에 빗대 이용자들을 표현한 것이다.

GS25 편의점이 전용 모바일 앱에 올린 홍보용 포스터에 '남성 혐오'(남혐)를 상징하는 기호가 담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포스터 속에는 갓 구워서 김이 나는 소시지를 손가락으로 집는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2017년 폐쇄된 메갈리아의 상징인 손 모양과 소시지 등 일부 이미지와 영어 카피가 남성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보다 못한 담당 디자이너가 나서서 "나는 남편과 아들이 있는 워킹맘으로 남성 혐오와는 거리가 아주 멀 뿐 아니라 메갈(메갈리아)이나 일베(일간베스트) 등 어떠한 사상을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부분은 다운받아 놓은 소스(시각 자료)를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또 역순으로 세로 배열하면 메갈('MEGAL)'이 되는 문구는 행사 담당자가 준 문구가 어색하지 않도록 오른쪽 줄 맞춤을 하다보니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남혐 논란 등 젠더(사회적 성의 구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이번 메갈리아 논란은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자신들이 아는 메갈리아의 기호를 최대한 많이 찾아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고 사람들의 호응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생긴 우발적 사건으로 보인다.
여성 혐오를 있는 그대로 고발해도 사회가 귀를 기울이지 않자 남성들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쪽으로 메갈리아 운동이 발전한 것처럼 '숨은 메갈리아 찾기' 게임을 벌인 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여성, 장애인, 세월호 희생자 등 수많은 소수자를 공격하면서 정체성을 찾는 '숨은 일베 찾기'의 모방일 수도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친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여(20대 여성)'의 동향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 아닐까. 한낱 해프닝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확대 재생산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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