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8시간 감금하고 협박해"…중고차 강매 당한 60대 목숨 끊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2 05:37

수정 2021.05.12 05:36

#. "중고차 매매 집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 당했다."
지난 2월 24일 충북 제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최모씨(67)의 유서에 있던 문장이다. 최씨의 가족들은 “중고차 매매 사기단에 당해 목돈 300만원을 빼앗기다시피 하고, 할부 빚 400만원을 감당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며 “갑자기 몸에 문신한 젊은 남자 서너명이 형을 협박한 뒤 허위 매물 대신 700만원 짜리 트럭을 강매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의 한 중고차 전시장 모습. 뉴스1 제공
서울의 한 중고차 전시장 모습.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터넷에 올린 중고차 허위 매물을 올려 이를 보고 찾아온 구매자에게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차를 강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충북지방경찰청은 사기 등의 혐의로 중고차 딜러 A씨(24) 등 4명을 구속하고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올 2월 A씨 등으로부터 중고차를 구매한 뒤 20여일 만에 숨진 B 씨의 휴대전화에서 ‘중고차 자동차 매매집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당했다’는 유서를 발견하고 2개월 간 집중 수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인천 서구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전국의 50여 명의 구매자로부터 중고차를 시세보다 비싸게 팔아 총 6억원 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에 올린 허위매물을 보고 찾아온 구매자와 계약을 체결한 뒤 보여준 차에 하자가 있다며 계약 철회를 유도하는 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차를 본 뒤 계약한 사람들이 계약 철회를 요구하면 “차량 등록이 완료돼 철회할 수 없다”, “계약을 철회하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다른 차를 구입하라고 압박하고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살 것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문신을 보여주며 위압감을 조성하거나 다른 차를 보여준다며 차량에 감금한 뒤 위협했다. A씨 등 26명은 팀장과 텔레마케터, 출동조, 허위 딜러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싼 값의 중고차는 허위나 미끼 매물일 가능성이 크다”며 “중고차 구매를 구매할 때 국토교통부에서 관리하는 ‘자동차365’ 사이트 등 신뢰가 가는 중고차사이트를 이용하고, 구매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112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일망타진한 중고차 매매 사기 조직도. 충북경찰청 제공
충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일망타진한 중고차 매매 사기 조직도. 충북경찰청 제공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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