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육군훈련소 일부 부대가 훈련병들에게 '이성친구의 임신중지' 경험 등을 묻는 질문지를 작성토록 했던 데 대해 12일 훈련소 측이 공식 사과했다.
육군훈련소는 이날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면담 체크리스트로 인해 상처받았을 훈련병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현재는 해당 체크리스트(점검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훈련소 제30연대에선 훈련병들에게 작성토록 한 '관찰/면담 체크리스트(질문지)'엔 '이성 친구의 낙태경험' 및 '가출 경험' 여부를 비롯해 '가족의 전과' 여부, '생계수단이 안정적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해당 질문지는 올 3월29일까지 최소 9차례 이상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훈련소 측은 "지난달(4월) 중순 자체 인권실태 조사를 통해 훈련병 면담시 일부 중대에서 참고용으로 활용하던 체크리스트 중에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항목'이 있음을 식별했다"며 "즉시 해당 체크리스트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훈련병의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육군훈련소는 "앞으로도 훈련소 전반에서 인권침해 요소가 없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해 보완·개선해 가겠다"며 "훈련병의 인권과 기본권이 보장된 가운데 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팀장은 육군훈련소의 이번 질문지 논란에 대해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신뢰가 쌓인 관계에서도 얘기하기 힘든 부분은 반강제적으로 털어놓게 한 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 팀장은 "군에서 생기는 문제 대부분은 병영 외부보단 내부로부터 비롯된다"며 "군이 내부 문제를 외부의 탓으로 돌릴 변명거리를 만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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