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취약뿐 아니라 결혼과 출산이 필수란 인식도 급격히 떨어졌다. 2020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를 보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2017년 51%에서 2020년 39.1%로 급락했다.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도 같은기간 46.1%에서 60.3%로 늘었다.
가정을 꾸리고, 부모가 되고, 내집을 갖는 '평범한 꿈'이 MZ세대에는 버거운 현실이다. MZ세대의 삶은 부모세대와 크게 달라졌다.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생)는 수입이 적어도 일거리가 있었다. 연애든 중매결혼이든 짝을 만나 20대, 늦어도 30대초에는 대부분 결혼했다. 단칸방에서 시작해 아이를 낳고, 절약하며 적금을 모았다. 목돈을 찾으면 작더라도 내집마련이란 희망을 실현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크면 좀더 큰집으로 이사하면서 재산을 불려갔다. 당시엔 연금이 부족했다. 은퇴를 앞두고 세를 받는 집을 갖는 것이 노후대비인 경우가 많았다. 이것이 어쩌면 우리 부모세대 평범한 삶의 전형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직격탄을 맞았던 X세대(1970~1980년)는 일자리 상황이 나빠졌다. 악화됐다고 하지만 취업은 '그럭저럭' 됐다. 대체로 결혼은 늦어졌는데 남성 기준 30대를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나마 X세대도 적금을 타면 대출받아 집을 살 수 있었다. 수도권 등 도시는 아파트가 늘었고, 생활환경은 개선됐다. 40~50대가 되면 대출도 갚고, 노후는 연금으로 대비한다는 인식도 강해졌다.
하지만 MZ세대는 더이상 이런 평범한 꿈을 꾸기 어려워졌다. MZ세대는 월급(노동소득) 받아 예금(초저금리) 해서 내집마련이 불가능하다. 취업경쟁은 살인적이다. 경제적으로 '캥거루족'(부모에 의존하는 2030세대)이 되거나, 독립해도 월세를 내다보면 돈을 모으기 힘들다. 급등한 부동산은 언감생심이고 주식은 어렵다. 인생역전을 위해 코인(가상자산)을 노린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의 엄포에 불안하다. MZ세대들은 '정부가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는 등한시하면서 세금 뜯을 궁리만 한다'며 펄쩍 뛴다. 하지만 투자에 손놓고 예금만 하면 '벼락거지'가 된다.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꿈은 크게 가져야 하고, 꿈이 큰 이들이 큰 성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평범한 꿈'도 소중하다. '평범한 꿈'이 가능했던 기성세대는 MZ세대에 이같은 토대를 만들어주고 있나.
설문조사를 보면 여성은 혼자 사는게 행복해서, 가부장제·성 불평등 문화가 싫어서 결혼을 꺼린다. 남성은 내집마련 등 결혼조건을 맞추기 어렵다고 한다. 본인의 선택은 어쩔 수 없더라도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정부 책임이 크다.
고용정책은 청년 취업에, 부동산정책은 청년·신혼부부가 내집을 마련할 수 있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 의문이다.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가 1년 전보다 65만2000명 늘었다지만 60대 이상(46만9000명)이 대부분이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2017년 3월 처음 6억원을 넘은후 지난달 11억원을 돌파했다. MZ세대의 '평범한 꿈'을 꺾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어두워진다.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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