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중·동유럽 올해 1·4분기 무역, 50.2% 늘어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중·동유럽 공들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더라도 이들 국가들과 유대를 공고히하면 대중국 포위망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속내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국무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8일 저장성 닝보에서 ‘제2회 중국-중·동유럽국가(CEEC) 박람회 및 국제소비품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런홍빈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는 “중국-CEEC 박람회는 중국에서 중·동유럽국가를 위한 유일한 국가차원의 박람회”라며 “양자간 경제·무역 협력의 고품질 발전과 투자협력을 촉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의 주제는 ‘새로운 구조 구축과 새 기회 공유’다. 제23회 중국 저장성 투자·무역 박람회도 함께 개최된다. 박람회는 경제, 무역, 과학기술, 건강 등 분야에서 중국-CEEC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여개 행사가 준비된다.
박람회장은 중·동유럽 전시장, 국제소비품 전시장, 수입상품 전시장 등 3개로 마련되며 2000개 이상 전시업체와 6000여개의 구매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CEEC는 헝가리,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등 17개국으로 구성된 중·동유럽 경제협력체다. 중국은 2012년부터 이들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추진을 위한 ‘17+1’ 정상회의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행사가 열리는 닝보는 2018년 중국-CEEC 경제무역 협력 시범지구 건설에 착수했다. 또 협력을 위한 농업협력연합회, 관세정보센터 등도 설립됐다. 지난해까지 닝보와 중·동유럽 사이에서 진행된 양방향 프로젝트는 160개가 넘는다. 투자금은 5억6000만달러(약 6332억원) 이상이다.
중국의 중·동유럽 국가와 유대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점차 강화되고 있다. 중국과 이들 국가의 2020년 무역은 전년대비 8.4% 증가한 1034억5000만달러(약 117조20억원)로 기록됐다. 1000억달러 돌파는 처음이다.
올해 1·4분기 무역은 전년동기대비 50.2% 늘어난 301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대외무역 증가율 11%를 대폭 웃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인프라 구축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헝가리-세르비아 철도, 몬테네그로 남북 고속도로 등을 중국 기업들이 건설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는 중국-유럽 철도를 통해 방역 용품을 운송했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17+1’ 화상 정상회의를 열고 “중국과 CEEC 국가 간 교역이 9년 전보다 거의 85% 증가했고, 관광객 방문 수도 4배가량 늘었다”며 “중국은 향후 5년 안에 CEEC 국가로부터 1700억달러 이상의 물품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중·동유럽 끌어안기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 중심의 반중국 동맹세력 형성, 유럽연합(EU)과 관계 악화, 인도와 국경분쟁, 일본과 해양영토 갈등 등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우호국 포섭 정책이라는 의미다.
친강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11일 주중 폴란드대사관에서 열린 폴란드 국경일 기념행사에 참석, “폴란드는 신중국과 가장 먼저 국교를 승인하고 수교한 국가 중 하나”라며 “양국은 정책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며 인사교류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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