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의 사인이 익사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에 따른 결과다. 경찰은 손씨가 실종 당일인 지난달 24일 3시 38분~4시 20분 사이에 사라진 것으로 보고 행적을 추적 중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손씨의)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며 "머리에 있는 2개의 좌열창은 사인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국과수 "故 손정민 사인은 익사"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이 같은 부검감정서를 회신받았다. 손씨의 사망 시간은 음주 후 2~3시간 뒤로 국과수는 추정했다. 이외에 수사와 관련된 소견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손씨의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목격자 6개 그룹 총 9명을 조사했다. 목격자의 진술을 종합하면, 손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등 2명은 실종 당일 새벽 3시 37분까지 반포한강공원 돗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새벽 3시 37분에 A씨가 통화를 하고, 옆에 손씨가 앉아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당시 A씨는 어머니와 통화했으며, 통화 내역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또 다른 목격자가 새벽 4시 20분께 혼자 잠들어 있던 A씨를 깨웠고, A씨는 귀가했다. A씨는 4시 33분쯤 한강공원에서 빠져나와 소위 '토끼굴'로 불리는 곳을 통과하는 모습이 CC(폐쇄회로) TV에 찍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 목격자도 일행이 사라져 찾다가, A씨가 친구인가 하고 깨운 것"이라며 "그 목격자는 손씨가 어디 있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40분 손씨 행적 '묘연'
실종 당일 새벽 3시 38분~4시 20분 사이에 손씨가 사라진 셈이다. 경찰은 이 시간동안 손씨의 행적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12일 A씨를 변호사 동행 하에 2시간 가량 프로파일러 면담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약 10시간동안 소환조사한 후 2번째 조사다. A씨의 노트북, A씨 어머니의 휴대전화, 당일 새벽 5시 10분께 A씨와 부모가 함께 타고 온 차량의 블랙박스 등의 포렌식 작업을 완료했다. A씨 아버지의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해군·한강경찰대와 공동으로 한강공원 수중 수색에 나서고 있다. 한강공원 CCTV와 차량 블랙박스 154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1시간 30분을 보는 데 10시간이 걸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든다"며 "부검감정결과와 관계 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목격자를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손씨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과 인접한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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