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코로나19 검사를 마치고 검체가 담긴 진단키트 수십 개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황당한 일이 부산에서 일어났다. 다행히 도난당한 진단키트는 손실 없이 빠르게 되찾았지만, 만약 확진자의 것이 포함됐다고 생각한다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13일 부산남부경찰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32개를 훔친 혐의로 70대 A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부산 수영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마친 진단키트가 없어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이 진단키트는 밤 9시 업체를 통해 회수될 예정이었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강력팀을 현장에 보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한 노인이 응급실 출입구 앞에 보관 중인 진단키트를 가지고 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범인을 특정한 경찰은 그 즉시 동선을 추적, 이날 새벽 6시 10분께 사라졌던 진단키트 31개를 회수하고 A씨를 붙잡았다.
당시 A씨가 가져간 진단키트는 총 32개, 하지만 검거 당시 발견된 진단키트는 31였다. 그러다 몇시간 뒤에 나머지 1개도 찾아냈다. 다행히 분실됐던 진단키트는 훼손되지 않고 원형을 보존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현재 치매를 앓고 있으며, 범행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병원 측으로부터 분실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한편 수영구보건소는 이날 해당 병원이 진단키트를 부실하게 관리했다며 현장 조사를 진행한 뒤 행정 조처를 내릴 계획이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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