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사전예약 첫날에만 1만8000대 넘는 기록으로 단숨에 준대형 세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K8. 가솔린 모델에 이어 연비와 정숙성이 한층 돋보이는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는 잠재 고객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 13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마주친 K8 하이브리드는 세간의 기대와 관심이 몰리는 이유를 납득하게 했다. 하이브리드 최고 덕목인 연비도 만족스럽다. 왕복 90km여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리터당 17km를 웃도는 연비를 자랑했다. 당일 도로상황과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감속 등을 감안하면 놀라운 효율이다.
K8 하이브리드의 첫 인상은 날렵함과 듬직함의 조화다. 고급 세단의 우아함과 스포츠카 특유의 역동성을 담아낸 보디 라인은 3040 취향을 저격한다. 'V'자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전면 라인과 헤드램프, '옥의 티'로 지적받아온 낡은 로고를 벗어던지고 새로 채택된 기아 로고는 개발진과 디자이너들의 심혈을 짐작하게 한다.
K8의 실내 인테리어와 편의사양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공조 장치의 기본 기능은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에 큰 차이는 없다. 다이얼과 터치를 통한 조작이 가능하고, 고속도로·주행보조(HDA) 모드에서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해주는 기능은 동일하다.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계기판에 해당 방향의 후측방 실시간 영상이 나와 사각지대를 완벽히 해소해준다.
주행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시승한 K8 1.6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대토크 27.0kgf·m, 최고출력 180마력의 성능의 가솔린 엔진과 60마력 상당의 44.2kW, 26.9kg.m 토크의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전기 모터로 작용하는 출발 구간의 부드러움은 가속시 가솔린 엔진으로의 전환으로 매끄럽게 이어진다. 급가속을 제외하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이상 전기모터에서 가솔린 엔진으로의 전환을 느끼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다.
고급 세단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정숙성도 만족스럽다.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는 고속 주행시에도 효과적으로 외부 소음을 차단한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도 창을 닫은 상태에서는 풍절음과 노면음 대부분을 걸러내 나직한 대화도 무리 없을 수준이다.
K8 1.6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Δ에코 Δ스포츠 Δ스마트 3개 모드를 제공한다. 각 주행모드에 따라 가속 페달을 밟을때 적극성과 반응성에 차이가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시트가 운전자의 등과 허리를 감싸 안정감을 주는데, 다른 주행모드에서도 시속 130km가 넘어서면 시트가 자동으로 반응한다. 견고하게 운전자를 보조하는 동시에 고속주행의 경각심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묵직한 느낌의 스티어링휠은 조작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개인 선호에 따라 안정감과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 공기질에 따라 공기청정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되고 터널 진출입시 스스로 창문을 여닫는 스마트한 기능도 사소하지만 세심한 배려를 느끼게 한다.
다만 시트 편의성과 별개로 높게 느껴지는 시트 포지션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한민국 성인 남성의 평균 수준인 중키(175cm)의 기자에게도 시야각이 살짝 높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주행시 앞차와의 간격 조성을 위해 다소 투박한 구동을 보일 때도 있었다. 패들시프트의 반응성도 다른 기능들에 비해선 아쉬움이 남았다.
K8 하이브리드 모델 기본가격은 Δ시그니처 4287만원 Δ노블레서 3929만원 Δ블레스 라이트 3698만원으로 책정됐다.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40만원 할인을 제공하지만,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포기할 만큼 매력적이진 않은 혜택이다. 초반 돌풍이 심상치 않은 K8 질주의 유일한 난관은 생산차질에 따른 고객인도 지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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