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도 갠지스강이 '코로나 강'이 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시신이 인도 갠지스강 등 하천에 유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에 현지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당국의 관리 마노즈 쿠마르 싱은 내부 문건에서 “코로나19나 다른 질병에 감염된 시신이 적절한 장례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하천에 방류되고 있다”며 “그 결과 하천 여러 곳에서 시신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이 하천에 무단 유기되는 사실을 인도 정부 차원에서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바하르주 북사르 지역의 갠지스강 유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되는 시신이 다수 발견된 바 있다.
힌두교도들은 사망자를 화장한 뒤 갠지스강에 뿌리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장례를 치를 수 없게 되자 시신을 화장하지 않고 강에 그대로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당국은 시신 유기를 막기 위해 순찰과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빈곤층에게 5000루피(약 7만7000원) 상당의 화장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입어 ‘청정 지역’으로 통했던 동남아시아 각국에서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12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4765명으로 집계돼 전달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태국의 일일 확진자는 50명 안팎에 불과했지만 한 달 만에 2000명대로 솟구쳤다. 베트남에서는 이달 초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최소 8곳의 병원이 폐쇄됐다.
동남아 각국은 방역 강화 조치를 잇달아 취하고 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는 해외 입국자의 격리기간을 2주에서 3주로 늘리고 휴양시설 일부를 폐쇄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10일부터 전국 봉쇄령에 들어간 상태다. 라오스는 지난달 수도 비엔티안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고 국경을 폐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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